나중을 위한 기록물 [1]

adda157 | 2022-05-23 01:03:30 | 조회 : 570 | 추천 : -2


때는 바야흐로 2021년 12월 하얀 눈이 내리던 겨울 날..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일터로 향하기 위해 몸을 일으켜세웠다. 부비적부비적 눈을 비비고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고 양치를 한 뒤 

 

샤워기에 몸을 맡겼다. 머리를 적시고 샴푸를 두 번 누른 뒤 머리를 감기 시작했다. 

 

그 때였다. 거칠고 뻣뻣한 느낌이 손가락을 타고 머리속에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순간 무언가 잘못됐다는 걸 느꼈고 그 즉시 머리에서 손을 떼고 두 눈으로 나의 손을 응시하였다.

 

두 손엔 머리카락들이 뒤엉켜 뱀처럼 똬리를 틀고 나의 손가락을 감싸고 있었다.

 

탈모였던 것이다. 

 

그 순간 심장이 쿵 하고 내려 앉았다.

 

은색 스테인레스의 수채구멍은 어느새 나의 검은색 머리카락들로 채워졌고 투명한 물은 빠져나가지 못한 채 화장실 바닥을 채워가고 있었다.

 

그렇게 나의 눈시울도 눈물로 채워져 갔다.

 

원인은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였고 이것은 신경성 탈모와 결막염, 불면증 그리고 식욕저하를 가져왔다.

 

배는 고프지 않았으며, 머리는 감을 때마다 30가닥 이상씩 빠졋고 하루에 4시간 정도의 얕은 잠을 잤고 눈은 빨간 토끼눈처럼 충혈이 되어갔다,

 

한 순간에 모든게 무너져내렸다. 까맣던 머리는 어느새 하얗게 새치로 뒤덮여 갔고 이렇게 6개월을 생활하였다.

 

악착같이 버텼다. 일부러 신경쓰지 않았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였다. 다시 괜찮아질 그 날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버텼다.

 

그렇게 버틴지 6개월쯤 됏을 때 머리카락 빠지는 양이 줄기 시작했다. 식욕도 점차 돌아왔고 불면증도 어느새 사라져갔다.

 

결막염은 완치되지는 않았지만 인공눈물과 안과에서 처방받은 약들을 꾸준히 넣었고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빨갛던 흰자위는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다.

 

나에게 이어서 2021년은 최악의 해이자 최고의 해다.

 

가장 힘들었지만 깨달음을 얻었기때문이다. 

 

비온 뒤에 땅이 굳듯이 

 

힘들었기에 오히려 나는 더 성장하였다.


나 스스로에게 잘 버텨줘서 고맙다고 한 마디 해주고 싶다.

 

고생했다.

 

2022-5-23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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