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하려다 코로나 걸릴 판… 거리두기 실종된 이태원 ‘오겜월드

2 광부총판 | 2021-09-24 15:36:23 | 조회 : 401 | 추천 : -1


지난 23일 오후 7시 20분, 평소라면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사람만 지나다니는 이태원역 지하 4층이 사람으로 가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이태원 거리를 생각나게 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커플, 친구, 심지어 유모차를 끌고 온 가족 단위 손님까지 눈에 띄었다.

이들은 지하철역 4층에 설치된 거대한 뽑기 기계 모형 앞에서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뽑기 기계는 건물 2층 높이에 달할 정도로 컸다. 이곳은 지난 5일부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을 홍보하기 위해 넷플릭스코리아가 만든 체험공간이었다.

오징어게임은 한국 드라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에서 1위에 오르는 등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에서도 덩달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넷플릭스코리아는 오징어게임 홍보를 위해 이달 5일부터 18일까지 이태원역에서 체험공간인 ‘오겜월드’를 운영하기로 했다가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이달 26일까지 운영 기간을 연장한 상태다.

그런데 오징어게임 인기에 너무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오겜월드에 몰리면서 거리두기를 비롯한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까지 겹치면서 이태원역 지하 4층은 거리두기 4단계라는 걸 전혀 눈치채기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리고 있다.

지난 23일 조선비즈가 직접 찾은 오겜월드에서는 거리두기를 비롯한 코로나19 방역수칙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관람객은 마스크를 벗고 사진을 촬영하는가 하면 사진 촬영을 위한 대기 줄에서도 거리두기는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현장 스태프들도 여러 방문객과 접촉하면서 함께 사진을 찍고 있었다.

기념촬영을 위해 마련된 거대한 구조물 주변에 장시간 머무르며 직접 손으로 만지고 조작하는 방문객이 대다수였지만 손 소독제를 쓰는 방문객은 거의 없었다.

이태원 중심지에 설치된 체험공간인 만큼 외국인 비율도 상당히 높았다. 오후 7시 30분쯤부터 50분쯤까지 약 100여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체험공간에 몰렸는데, 이 중 절반 가량이 외국인이었다. 외국인들은 종종 마스크를 벗으면서 기념촬영에 열중했지만, 스태프 중 누구도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

2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지하4층에 마련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월드' 체험공간에서 현장 스태프가 방문객과 밀착한 채 기념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최정석 기자
이미 통제가 안 될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리고 있지만, 넷플릭스코리아는 이벤트를 진행하며 계속해서 사람을 모으고 있다. 이날 오겜월드를 찾은 B씨와 C씨는 “드라마를 재밌게 봤었는데 현장에서 인증샷을 찍고 SNS에 올리면 추첨해서 드라마 관련 상품을 준다 해서 왔다”고 입을 모았다.

오겜월드 운영을 승인한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한창이었던 7월에 논의를 시작해 8월 말쯤 체험공간 설치 승인이 났다”며 “당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었기에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킨다는 조건 하에 진행이 됐는데 드라마의 인기가 워낙 커서 사람이 몰리는 바람에 현장에서 방역수칙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는 면이 있다”고 했다.

이어 “계약 당시 ‘현장에 인원이 과도하게 몰릴 경우 체험공간 이용을 일시 출장샵 중단한다’는 합의가 이뤄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과도한 인원’이 정확히 몇 명 기준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체험공간이 지난 5일부터 약 3주간 개방됐는데 실제로 이용이 일시 중단된 적 있냐는 질문엔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넷플릭스코리아 관계자는 “현장 스태프 대상으로 기본방역 수칙을 교육하고 코로나 자가진단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미흡하다고 지적받은 부분들에 대해선 철저한 내부 분석을 통해 고쳐나갈 것”이라 밝혔다.

기자가 오겜월드를 방문한 지난 23일은 전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2434명 나와 코로나 사태 이후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서울에서만 90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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