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인소맨 "

중장 딤 우 스 | 25-09-09 18:22:11 | 조회 : 24 | 추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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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모토 타츠키의 '체인소맨'

알멩이가 하나도 없고 오직 연출로만 승부 보는 만화가라는 평가를 받는 후지모토 타츠키의 두 번째 장편 만화인 체인소맨이다.

인류를 구하고 영웅이 되기위해 , 세상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서 동료들과 함께 적과 싸우는가?

진부한 가족의 복수를 위한 각성으로 괴물들을 다 때려잡는것인가?

NO, 그저 좋아아하는 여자랑 데이트하기 위해서 그 여자 가슴이 만져보고 싶어서

사실 그냥 아침에 토스트에 잼 발라먹고 싶어서

그래서 자신이 가진 힘을 가지고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사람들을 처단한다.

그게 적인지 아군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고 그냥 지금의 이 일상의 안식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게 체인소맨의 주인공이 행동하는 이유이다.

그렇게 놀라고 나서는 이제 이 만화 보여주는 강렬함에 빠져들면 된다.

그림, 연출, 행동패턴, 인물들이 보여주는 다양하고 별 설명 없는 인상이 강한 능력들, 수 많은 반전들, 급발진 등등 

이 만화는 우리가 만화를 보면서 느끼고 싶었던 여러 감정들을 조각조각 내서 하나씩 보여준다.

그런데 이때 보여주는 그 조각들이 퍼즐 처럼 딱딱 맞아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상하게 옆에 있는 조각의 연결부위가 너무 커서 모양은 맞는데, 크기가 맞지 않는 조각들의 모음 퍼즐과 같이 느껴진다.

하나 하나의 조각들은 모두가 강렬하지만 그것들을 모아 보면 어딘가 삐걱거리고 완성된 그림에 많은 빈 공간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우리가 어느 순간 만들어낸 자신만의 체인소맨의 이야기가 우리의 인상에 남게되고 그 강렬함은 절대로 잊어버릴 수 없는 짜릿한 경험으로 남게 된다.

그 경험은 후지모토 타츠키가 사랑하고 있는 거 같은 수 많은 B급 영화에서 보여주는 자극적인 경험이 있다.

그리고 또 다른 경험으로는,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접해왔던 이야기매체에서 비롯되는 인간에 대한 고찰들이 있다.

다른 소년 만화들에서 볼 수 있는 과장된 감정의 발산을 기대하고 보면 안된다. 

후지모토 타츠키가 즐겨 쓰는 연출인 침묵 컷(아무런 대사가 나오지 않는 컷)은 시간을 잠시 정지 시켜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인물의 감정을 받아들이는 데에 여유를 준다. 

그리고 그렇게 생긴 여유는 발산되는 거대한 감정을 추스리게 해준다. 등장인물과 독자 모두에게 말이다.

그렇게 보여지는 감정은 체인소맨이 주는 아주 아름다운 경험이다. 

강렬하고 아름다운 경험을 위해서 체인소맨은 몇 가지를 희생했다. 위에서는 그러한 희생을 독자가 감싸주는 듯하게 말을 했지만 반대로 얘기하면 꼼꼼하게 생각해보면 좀 이상해지는 작품이라는 뜻이다.

그 중 하나가 일종의 서사적 급발진이다.

체인소맨은 마치 여러 영화의 기승전결에서 기승의 부분을 전과 결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희생하는 느낌의 급진적인 서사를 보여주는 경우가 간혹있다. 이것을 하나의 특징으로 상정하지 않으면 충격적인 장면이라 독자가 서사에서 퇴출 당할 수도 있다.

뭐 그럼에도 그 정도 위험은 감수할 정도로 매력적인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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