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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 수색구조 경험담

원수 청담동백호 | 25-07-22 10:30:47 | 조회 : 24 | 추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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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에서 홍수로 아이들 20여명이 캠프에서 실종됬었다는 뉴스를 보고 작년 일이 생각나서 씀  


작년 허리케인 헬렌이 미국 동남부 지역을 강타했을 때, 우리 동네도 4~5일 동안 정전이 됨. 불도 안 들어오고, 에어컨도 못 쓰고, 핸드폰은 차에서 겨우 충전할 수밖에 없었음. 그런데 마침 그 시기에 우리 부서의 SWAT, 물자지원팀, 주요 인사 경호팀이 서부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으로 파견되었고, 나도 경호팀 소속으로 자원함.




현장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참혹함. 스완노아라는 작은 마을은 사실상 사라졌고, 많은 사람들이 집과 가족을 잃음. 캠프장 한곳은 완전 증발. . 우리는 지역 경찰서 보안관서와 함께 순찰, 안부 확인, 수색 및 구조, 지역 치안 유지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함  




숙소 환경은 핸드폰은 신호조차 잡히지 않았고, 화장실도 줄을 서서 써야했고, 산속을 12시간 넘게 수색한 뒤에는 트레일러에서 찬물로 샤워를 함. 나 역시 가족들이 정전 속에서 지내는 걸 알고 있어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이 경험은 내 15년 경찰 생활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임.




그 현장에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였음. 현지 주민들은 우리가 와준 것만으로도 고마워했고, 나 또한 그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서 오히려 감사했음. 이 일을 통해 제가 왜 경찰이라는 길을 선택했는지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됨.법을 집행하는 것 이상의 의미, 바로 가장 힘든 순간에 사람 곁에 있어주는 것. 그때 마주한 얼굴들, 들었던 이야기들, 느꼈던 감정은 평생 잊지 못할것 같음. 




텍사스에서 가족과 집을 잃은 사람들은 말할것도 없이 안타깝고. 누구도 보고 싶어 하지 않는, 상상도 하기 힘든 현장에서 묵묵히 일한고 있는 모든 경찰관 소방관 구급요원들도 다 안타까움.




아직도 잊히지 않는 장면이 하나 있음. 어느 날 아침 브리핑 도중, 오하이오에서 온 소방관이 조용히 다가와 말함. 우리가 본부로 사용하고 있던 소방서 바로 뒤에서 방금 시신을 수습했다고,  또 금방 같은 곳으로 출동해야 한다고…




브리핑 중 경찰관 무리 속으로 누군가 다가오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인데, 그게 소방관이었다는 건 더더욱 흔치 않음. 멍하고 ok라고 대답하는 그 순간 그분이 단지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던 무언가를 꺼내놓고 싶었구나, 하고 느낌. 그 짐을 잠시라도 내려놓고 싶었던거라고… 진심으로 그분이 이후에 전문적인 상담이나 도움을 받으셨기를 바람. 나도 그렇고 이런 경험은 우리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으니까…




나도 아이들 아빤데 너무 안타까워서 작년 생각이나서 그냥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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