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간 읽은 책들(2019년 1월 ~ 8월)

20 수줍은질럿 | 2019-09-02 06:30:28 | 조회 : 535 | 추천 : +2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읽은 책들을 정리해봤어요.

새로운 책을 읽기보다는 기존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은 경우가 많았고

- 「테스」, 「크눌프」, 「페스트」, 「이방인」

아니면 다른 분들이 추천해주신 책을 읽은 경우도 있었어요.

- 「관계를 읽는 시간」, 「좀머 씨 이야기」




1. 「관계를 읽는 시간」, 문요한, 더퀘스트, 2018


저자는 정신과 의사로, 심리상담 일을 하시는 분이에요.

인간관계로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바운더리'라는 개념으로 인간관계를 설명하고, 건강한 인간관계를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어요.


조금 빤한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했고,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는 듯한 인상도 받긴 했어요.

하지만, 이런 식의 책을 처음 읽는 거였어서 새로웠고, 또 신간이라서 새로웠고, '애착손상'이라든지 '자아의 분화 정도'같은 개념은 신기했네요.


1관계를읽는시간.jpg

 



2.  「좀머 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열린책들, 1991년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저는 잘 몰랐는데 이름이 많이 알려진 작가라고 하더라구요. 독일 작가이구요.

이 소설 말고도 「콘트라베이스」, 「향수」, 「비둘기」 같은 소설들을 발표했었다고 해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극도로 꺼려해서 은둔자처럼 생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고 합니다. 

 

처음에 읽었을 때에는 '좀머(Sommer) 씨'라는 기이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처럼 보였는데 

책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화자의 자전적인 '성장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이 매우 얇고, 읽기 쉬워서 부담이 없었고, 유명 그림작가(장 자끄 상빼)가 그렸다는 삽화가 소설에 잘 녹아들어 있어서 재밌었어요.

2좀머씨이야기.jpg

 

 



3. 「테스 Tess」, 토마스 하디, 소담출판사, 1889년


영국 작가 토마스 하디의 소설.


비슷하거나 조금 앞 시기의 작가인 플로베르나 발 자크, 모파상 같은 작가들처럼 '사실주의'라는 딱지가 붙어있어요. 헤르만 헤세의 '낭만주의'처럼 세상을 낭만적으로, 혹은 살 만한 세상인것처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한 치의 과장 없이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거지요.


이 소설은 굉장히 비극적인 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어요. 한 소녀의 꿈 많았던 삶이 여러 고난을 겪고, 그 고난속에서도 열심히 살아가지만, 결국 극단적인 선택으로 치닫게 되는 과정이 치밀하고 빠르게 전개돼요.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이나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 같은 소설에서도 몰락하는 여자의 모습이 묘사되지만, 두 소설에 비해서 「테스」는 참 처절하게 느껴졌어요. 주인공인 테스가 워낙 '흠잡을 데 없는 괜찮은 여자'로 생각되어서 환경이나 인습에 의해서 좌절하게 되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너무나 비극적이라서, 아무리 제가 남자라고 하더라도, 소설을 보는 동안에는 주인공 테스에 몰입해서 보게 되었던 것 같아요.


내용은 꽤 있지만(약 500 페이지) 읽기가 어렵진 않아요. 그냥 사실만을 담백하게 이야기하는 '사실주의'계열의 소설이기 때문에 시간을 좀 들여서 그냥 줄거리만 잘 따라가면 되는 것 같아요.



3테스.jpg

 

 

 



4. 「크눌프, 그 삶의 세 이야기」, 헤르만 헤세, 소담출판사, 1915년


독일 작가 헤르만 헤세의 중편소설.


가볍고 짧고 재밌는 소설입니다. 세 개의 짧은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세 개의 이야기들은 같은 주인공을 가지고 있고 맥락도 비슷하지만, 꽤 독립적이어서 짧게짧게 세 개의 글을 읽고나면 한 권을 다 읽은 셈이 돼요.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골드문트와 나르치스」, 「싯달타」같은 다른 소설들에서와 마찬가지로 '방황하는 주인공'을 등장시켜요. 이 주인공은 결코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주인공이지만, 나름대로의 선한 마음씨와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존재로, 헤세는 주인공인 크눌프를 따뜻하게 긍정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럼으로써, 설령 조금 방황하는 인생이라고 하더라도 '그럴 수 있다', '괜찮다'라고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같아요.


세 개의 이야기 중 두 번째 이야기에 나오는, '나'와 크눌프의 대화도 참 재밌습니다. 아름다움에 대하여, 인생에 대하여, 옳게 사는 것에 대하여 한창 열띤 토론을 벌이다가는 이내 지쳐버리는 것이 재밌어요.


4크눌프.jpg

 




5. 「페스트」, 알베르 까뮈, 소담출판사, 1947년

6. 「이방인」, 알베르 까뮈, 새움출판사, 1942년


여름은 까뮈 소설을 읽기에 참 좋은 계절인 것 같아요. 이번 여름은 작년 여름만큼 덥진 않았지만, 두 소설에서 나타나는 중요한 상징인 '더위'라든지 '뜨거운 태양' 같은 게, 일상생활에서도 느껴져서 소설을 읽는 데 더 집중이 되었던 것 같아요.


작년 말에 까뮈의 「시지프 신화」를 읽었어요. 이 책은 까뮈가 쓴 철학서 내지는 산문집으로, 까뮈 자신이 주장하는 '실존주의'나 '부조리 사상'에 대해 설명했어요. 그래서 '언젠가 까뮈의 소설들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여름에 다시 읽게 되었어요.


「시지프 신화」에서 까뮈는 '인간은 부조리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어떤 인간이건 어떤 환경에 있건 상관없이 모든 인간은 마치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시지프같은 존재라는거죠. 까뮈는 그러한 부조리에도 불구하고 살아나가야 하고, 때때로 부조리에 대해 '반항'을 하는 것이 인간의 모습이라고 했어요.


이번에 읽은 「페스트」에서는 이러한 부조리가 뚜렷한 상징으로 나타나요. 어떤 도시에, 흑사병으로 추정되는 전염병이 발생하는데 거의 1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기승을 부려요. 도시에 사는 시민들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부조리, 언제 병에 걸려 죽을 지 모르는 공포의 부조리, 아무런 희망도 없이 살아가는 모습, 도시 속에서 서로를 경계하며 단절된 채 살아가고 있는 부조리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한복판에서, 주인공인 의사 '리외'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성실하게 부조리에 벗어나려는 노력을 해요. 이른바 '반항'을 하는 거지요. 물론 그 대단한 리외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조리는 극복되지는 않다가 계절이 변하고 시간이 변하면서 전염병이 사라져가요.


「이방인」에서는 이런 상징성이 아주 뚜렷하진 않아요. 또 「페스트」에서의 리외와는 달리 주인공 뫼르소는 주어진 상황에서 적극적인 '반항'을 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모친상'이라는, 누구나에게나 언젠가는 있을 법한 사건이 나온다는 점, 그리고 선량하고 가난하며 말수가 적고 솔직한 성격의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수 있는 소설인 것 같아요.

5페스트.jpg 6이방인.jpg

 

 


이번에 「이방인」은 새움출판사에서 나온 '이정서 역'으로 읽었는데, 번역이 잘 된 것 같아 잘 읽혔어요. 지금 검색해보니 논란이 있는 번역서긴 하네요.

 「테스」와 「페스트」와 「크눌프」는 모두 소담출판사의 것들로 조금 오래된 책들이었어요. 저는 예전에 저책들로 읽었고 다시 읽는 거라서 괜찮았지만, 옛날 방식의 단어들이 많아서, 아마 지금 시대 기준으로 괜찮은 번역은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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