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음(Emptiness 空): 무엇이 들어있지 않기에?

35 라마나마하리쉬 | 2021-07-26 15:58:50 | 조회 : 599 | 추천 : -


-------------------------------------------------------------------------------------------------------------------------

불교의 여러 집중 명상 중 다음 세가지가 있는데...

이들은 모든 불교종파 내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것들입니다.

북방, 남방 불교 등 모든 학파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유(해탈)로 가는 세가지의 문" 이라고 불립니다.

이 세가지 집중 명상은...

비어있음(空), 형태없음(無相), 목적없음(無願)입니다.

오늘 이 세가지를...

어떻게 실제로 명상 수련으로 실천할지를 배우겠습니다.

이 집중 수련들은 우리를 두려움과 절망에서 벗어날수 있게 해주어서...

우리를 궁극적 진리와 만나게 해주고,

탄생과 죽음 등의 관념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줍니다.

"자유(해탈)로 가는 문"이라 불리는 이 세가지 집중명상의...

첫번째는 "비어있음 (Emptiness 空)"입니다.

1. 비어있음 emptiness 空 śūnyatā

'비어있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매우 다른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다섯가지 주의깊음 수련'을 전승하는 의식 앞부분에...

반야심경 찬트가 있었지요.

아발로키테스바라(관음 보살)가...

깊은 명상 중 인간을 이루고있는 5가지 요소가 모두 "비어있음"을 발견했다구요.

그는 자기 자신을 깊이 보았습니다 - 자신의 몸, 느낌,

생각, 마음(현상), 의식을요...

이들 모두가 비어있음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비어있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지요 -

"이 몸은 비어있음이고 비어있음이 바로 이 몸입니다."

'비어있음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가 아니라요.

이 유리잔을 한번 보지요.

"비어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잔이 비어있기 위해서는 먼저 존재부터 해야지요.

차있건 비어있건, 먼저 잔이 존재를 해야합니다.

그러니 비어있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지요.

이 잔이 비어있다면, 무엇이 들어있지 않다는 걸까요?

차가 안들어 있지요.

하지만 공기로 꽉 차있습니다.

비어있다는 것은 "무언가가 들어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무엇이 들어있지 않은가' 가 유용한 질문이지요.

그러면, 이 꽃의 "비어있음"을 같이 한번 보도록 하지요.

이 꽃을 보면 무엇이 보이나요?

이 꽃 안에 있는 햇볓을 볼수 있고, 구름도 볼수 있습니다.

시인이 아니라도 이 꽃 안에 떠다니는 구름을 볼수 있을겁니다.

구름이 없이는 비가 오지 않을 것이고, 꽃도 자랄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꽃은 비어있지 않은게 분명합니다.

많은 것들이 그 안에 들어있으니까요.

햇살과 구름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외에도 흙, 땅, 광물, 정원사 등도 볼수 있지요.

이렇게 계속하면, 우리는 우주 전체를 이 꽃에서 볼수 있습니다.

우주 전체가 이 놀라운 꽃이 나타나도록 도운것이지요.

그러니 사실은 이 꽃은 우주 전체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런데 왜 아발로키테스바라는 이것이 비어있다고 했을까요?

그러니 우리는 그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아발로키테스바라 보살님, 이 꽃도 비어있다고 하셨는데...

무엇이 들어있지 않다는거죠? 제가 보기엔 우주로 꽉 차있는데요."

'비어있음'의 핵심질문은 '무엇이 들어있지 않은가'이고...

'가득 차있음'은 '무엇으로 차있는가'입니다.

마치 '의식'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식이듯이요.

아발로키테스바라는 이렇게 대답할겁니다 -

"맞아요. 꽃은 우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꽃에 들어있지 않은 유일한 것은 꽃이라는 독립적 존재입니다."

꽃은 자기 자신 홀로 존재할수 없습니다.

독립적인 존재성, 즉 자아의 본성이 없습니다.

'자아의 본성', 산트크리트어로 'svabhava'...

自性 (스스로 자, 성품 성)

독립적 존재성, 자아의 본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우주 전체로 가득 차 있지만...

독립적 존재로서의 자아의 본성은 들어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꽃에서 꽃이 아닌 요소들을 빼버린다면...

더이상 꽃이 남아 있지를 않습니다.

"꽃"이라는 단어는, 불교의 가르침에 의하면...

하나의 관습적 지칭일 뿐입니다.

단지 이름일 뿐이지요. "관습적 지칭"이라 부릅니다.

"관습적 지칭 (conventional designation)"

예를 들어 '달러', '유로'라는 화폐단위를 보면...

'달러' 그 자체는 독립적 본성이 없지요. 그저 통용되는 지칭일 뿐입니다.

그 자체로서 독립적 존재성이 전혀 없습니다.

만약 이세상 모든것이 독립적 자아가 있다면...

스스로 존재하기 위해 다른 요소들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고,

그리고 변함없이 같은 본성을 영원히 가진다는 말이 되겠지요.

예를 들어 어린 아이를 생각해 보면...

독립적 존재의 본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태양, 물, 음식 등의 요소들이 없다면...

아이는 존재할수 없지요.

'아이'라는 말은 관습적 지칭입니다.

그리고 아이는 영원히 아이로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아이는 변해서 젊은이가 되고 성인이 됩니다.

'아이'라는 것이 독립적 존재라면, 계속 '아이'로서 존재해야겠지요.

이세상 그 어느것도 자아의 본성, 독립적 존재성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홀로 스스로 존재할수 없습니다.

모든것은 자아의 본성이 없다(무아 無我)는 것을 우리는 깊이 보기를 하며 깨달을수 있습니다.

(종소리)

(종소리)

"인간"이라는 것도 관습적 지칭입니다.

인간도 독립적 자아의 본성이 없습니다.

인간은 인간이 아닌 요소들로만 되어있지요.

우리가 한 사람을 들여다보면, 먼저 그의 조상을 볼수 있습니다.

여기서 "조상"은 물론 인간인 조상 뿐만 아니라...

우리는 동물도 조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조상 중 식물도 있고...

우리의 조상 중 광물도 있습니다.

인간은 인간이 아닌 요소들로 만들어졌습니다.

인간 안의 이러한 동물, 식물, 광물의 요소들...

인간이 아닌 요소들을 제거한다면, 우리 인간은 남는게 없을겁니다.

인간은 독립적으로 존재할수 없습니다.

인간은 동물, 식물, 광물과 "함께 존재"할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인간을 보호하려면...

동물, 식물, 광물도 함께 보호해야 합니다.

이것이 금강경(Diamond Sutra)에 나오는 가르침입니다.

깊이있는 생태학의 가장 오래된 문헌이지요.

인간은 인간이 아닌 요소들로만 만들어졌다는 것,

인간은 독립적으로 존재할수 없다는 것,

인간은 동물, 식물, 광물과 '함께 존재' 할수 밖에 없다는 가르침입니다.

인류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동물, 식물, 광물도 보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금강경의 심오한 생태학의 가르침입니다.

우리가 누군가의 아들을 들여다 보면...

그의 아버지, 어머니, 그의 조상들을 볼수 있지요.

아들은 혼자서 독립적으로 존재할수 없습니다.

아들, 딸은 그들의 부모, 선조 등과 '함께 존재' 할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지요.

생물학자로서 한 인간의 몸을 들여다 보면...

인간은 그의 부모의 연속이라는 것을 볼수 있습니다.

모든 세포, 모든 유전자 들이...

여러 세대의 선조로부터 전해받은 것들이지요.

만약 아들이 그의 아버지에게 분노한다면, 그것은 무언가 잘못된 것입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그들의 아버지에게 화를 내고...

매우 분노해서, 이렇게 말하지요 -

"나는 절대 저런 사람하고는 달라!"

이것은 말이 안됩니다.

왜냐하면 아버지는 내 몸의 모든 세포 안에 들어있으니까요.

절대로 아버지를 내 안에서 빼낼수 없습니다.

(웃음)

우리가 아버지의 연속이라는 것은 부인할수 없는 사실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여러분의 아버지입니다.

우리 자신 안에서 아버지를 제거할수 없습니다.

우리는 독립적인 별도의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가 자아, "atma"라고 부르는 것은 실재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독립적 존재, 하나의 영원히 불변하는 실체...

때로 우리가 "영혼"이라 부르는 이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세상엔 그 어떤 불변하는 실체는 없습니다.

인간을 이루는 다섯가지 요소(오온) 를 깊이 들여다 보면...

즉 몸, 느낌, 생각, 마음현상, 의식을 깊이 보면...

모두 항상 멈추지 않고 흐르며 변하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그 어떤것도 순간순간 변하지 않고 한 상태로 머무는 것은 없습니다.

그러니 항상 변하지 않고 유지된다는 자아, 영혼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될수 없습니다.

변하지 않는 자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자아, 독립적 존재는 우리 안에 들어있지 않습니다 (비어있음).

신경과학도 이러한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우리의 두뇌를 보면, 수많은 신경세포를 볼수 있습니다.

이들은 서로간 신호를 보내고 받아들이며...

매순간 끊임없이 정보를 교환합니다.

이 수많은 신경세포 중 감독자 역할을 하는 세포는 없습니다.

대통령도 없고, 총사령관도 없습니다.

무수한 세포들이 대규모 교향악단처럼 동시에 연주를 하는데...

지휘자는 없습니다.

이것이 신경과학이 발견한 것이죠 - 지휘자가 없다는 것...

그런데 교향곡은 연주되고 있습니다.

우리 몸 안에는 수십억개의 세포들이 함께 움직이고 있는데...

감독자, 대장 역할을 하는 세포는 없다는 것입니다.

이들 세포들에게 명령하는 무언가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의사결정은 이루어지는데, 의사결정자는 없습니다.

의사결정 바깥에 존재하는 별개의 실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느낌은 존재하지만, 그 느낌을 느끼는 실체는 없습니다.

무언가를 인식하는 현상은 일어나지만...

그 인식 현상 바깥에서 인식을 하는 실체는 없다는 것입니다.

아주 흥미롭지요.

이제는 명상수행자와 과학자가 함께 앉아서...

협력하고 새로운 발견을 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현대과학이 자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무아(無我)를 드디어 발견할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바람"을 보도록 하지요.

우리는 "바람이 분다"고 말합니다.

마치 "바람"이 무언가를 "부는 일"을 한다는 듯이요.

그런데 "바람이 분다"는 말은 좀 웃기지요, 왜냐하면...

불지 않으면, 그건 바람이 아니니까요.

(웃음)

그리고 우리는 "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내려오지 않으면 그게 비인가요?

(웃음)

내리지 않으면 그건 비가 아닙니다.

이렇게 비는 존재하지만, 비를 내리게 하는 실체는 없습니다.

비를 내리게 하는 자아는 없습니다.

우리의 느낌, 인식, 의사결정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사결정은 존재하지만...

그 의사결정 바깥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실체는 없습니다.

슬픔, 기쁨과 같은 느낌은 존재하지만...

그 느낌들 바깥에 독립적으로 그 느낌을 느끼는 자아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자아, "svabhava"는 존재하지 않으며...

이러한 자아의 본성 등은 우리가 관습적으로 사용하는 지칭에 불과합니다.

우주의 모든것들은 다른 모든것들에게 의지하며 밖으로 나타나는데...

이것이 "상호의존"의 가르침이며...

"상호연관성"의 가르침입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존재할수 없습니다.

홀로 존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함께 존재"하는 것만이 가능하고, 그냥 "존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부처님이 말하는 우주의 기원은,

세상이 어떻게 해서 생겼는지에 대한 가르침은 아주 단순합니다.

"이것이 있기에 저것이 있다." "이것이 없기에 저것이 없다."

모든것은 다른 모든것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

이것이 "비어있음(空)"의 의미입니다.

모든것은 다른 모든것으로 가득 차 있지만...

독립적 자아는 들어있지 않다는 것이...

"비어있음"의 의미입니다.

"비어있음"은 부정적인 말이 아닙니다.

독서/서적

< 1 2 3 4 5 >
독서/서적의 TODAY BEST
추천된 글이 없습니다.
댓글이 달린 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