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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보다 은근 재미있는 '열국지' [2]

중장 벨로시랩터 | 25-06-21 20:53:04 | 조회 : 99 | 추천 : +1


어릴때 열국지라는 책을 처음봤을때 삼국지는 3개의 국가, 열국지는 10개의 국가? 10국지? 약간 이런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열국지(列國志)의 열국은 줄지어 있는 많은 나라, 즉 여러나라를 뜻한다.

춘추시대와 전국시대를 합친 춘추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하며, 무수히 많은 나라들이 서로 싸우다가 최종적으로 진시황이 천하통일하기 까지를 다룬다.


본인은 이문열의 평역 삼국지 10권짜리를 4회독 하였고, 유재주의 평설 열국지 13권짜리를 3회독 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열국지가 훨씬 재미있었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이문열의 수호지 10권짜리도 1회 읽었는데 볼만하다.


다루는 시대를 좀더 구체적으로 다루면 아래와 같다.

- 초기 중국대륙의 국가 형성, 및 초기 국가인 '하'나라 에서 '은'나라(또는 '상'나라), '주'나라로 이어지는 초기.

- 주나라 왕의 권위가 약해지며 각 지역 제후가 스스로 나라를 만들어 수십개의 나라가 생긴 춘추시대.

- 춘추시대에서 강대국 7개국만 남아서 싸우는 전국시대.

- 진나라의 통일 국가 형성

*춘추시대와 전국시대는 각각 춘추(공자가 지은 저서)라는 책과 전국이라는 책에서 유래.(완전히 정확하진 않음)


열국지를 추천하는 이유중 하나는 상식을 크게 넓일 수 있다는 것이다.


내용이 너무 방대하지만, 우선 위에서 언급한 시대 관련한 지식은

- 물품을 사고파는 행위인 상업은 상나라 사람들이 한 행동에서 유래한 단어이다.

- 진시황 이전은 다 왕의 칭호르 사용하였고, 진시황이 자신의 업적을 기존 사람들보다 추켜세우기 위해 삼황 오제를 줄여 황제라 칭하기 시작하였다. 이와 별개로 천자(天子)는 여러 왕중에 하늘의 뜻을 받아 천하를 다스릴 정당한 자격을 가진 군주라는 뜻이다. 주나라때 여러나라로 갈라졌는데, 전국시대 전까지 주나라는 여전히 존재했으며, 주나라의 왕이 천자(전통성 있는 통치자)였다.

- 춘추시대에는 춘추오패, 전국시대에는 전국칠웅이 있다. 춘추오패는 춘추시대의 5명의 패자(覇者), 즉 패권을 잡은 다섯명의 리더를 말한다. 여기서 패자는 힘이 너무나 강력해서 다른 나라들이 굽신거리고 시키는대로 할 정도로 강력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춘추오패로는 '제환공, 진문공, 초장왕, 진목공, 송양공'으로 보는 시각과 '제환공, 진문공, 초장왕, 오왕합려, 월왕구천'으로 보는 두 개의 시각으로 나뉜다. 여기서 제환공 진문공 초장왕은 공통적으로 패자로 인정되는 인물들이다. XX공 에서 공은 왕 대신 왕 바로 아래 직위라고 생각하면 될거같은데 앞서 말했듯이 주나라 왕이 천자이므로 주나라가 갈라져서 생긴 나라들이 본인들을 왕으로 칭하지 않고 공으로 불렀다. 그러나 초장공때 본인을 초장왕으로 칭하기 시작하였으며 이후 많은 국가의 리더들이 본인을 왕으로 칭하기 시작하였다. 각각의 패자가 어떻게 패권을 거머쥐는지 스토리를 보면 매우 흥미진진하다.

- 춘추오패중 한명인 초장왕은 처음에는 주색에만 빠져서 나라가 거의 망할지경이었으며, 이에 대해서 간언하는 사람은 모조리 처형하였다. 3년쨰 된 어느날 신하 이름은 기억 안나는데 그 신하는 직언을 하면 처형되기 때문에 3년동안 날지도, 울지도 않는 새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했고, 초장왕은 한번 날기 시작하면 전세계가 놀란다는둥의 답변을 했다. 그 다음날부터 초장왕은 180도 변하였으며 결국 패자의 지위까지 오르게 되었으니 무언가 마음을 먹는게 얼마나 큰 성과로 나오는지를 알 수 있다.

- 전국칠웅은 전국시대의 7개의 강력한 국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전국시대에도 소규모 국가가 몇개 더 있긴 했지만 7개 나라를 위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 외에 생각나는 내용은 아래와 같다.

- 무수히 많은 고사성어가 열국지에 나온다. 예를들어 관포지교는 관중과 포숙의 사이를 뜻하는데, 여기서 관중이 앞서 언급한 춘추오패 중 한명인 제환공을 패자로 만든 인물이고, 관중이 제환공을 패자로 만드는데는 포숙의 엄청난 희생이 있었다. 그래서 관포지교는 본인을 희생할 정도로 챙겨줄 정도로 친한 사이라 생각할 수 있다. 또한 관중은 제갈량이 본인을 관중과 악의와 같은 인물이라고 할때의 그 관중이다. 악의도 열국지에 나오는 제나라의 70개 이상의 성을 점령한 명장이다.

- 순망치한, 낭중지추 등 매우 많은 고사성어의 유래를 볼 수 있으며 한 가지 잘못 알려진 고사성어를 이야기 해보자면, 토사구팽을 초한지 유방의 부하 한신이 말한것으로 많이 알려져있는데, 원래는 월나라의 범려가 월왕을 도와 오나라를 멸망시킨후 팽 당하면서 했던 말이다. 여기서 오월동주는 또 오나라, 월나라 관련 고사성어이니 고사성어의 종류가 얼마나 많을지 생각해볼 수 있다.

- 국내 소설 구운몽인가? 국어시간에 배운 소설중에 자세히 기억은 안나는데 거기서 합종연횡 이란 내용이 나온것은 기억난다. 그 당시에는 의미를 몰랐는데 열국지를 보고 이해가 되었다. 소진은 합종책으로 전국시대에 가장 강력했던 진나라 이외의 6개 나라의 동맹을 세치혀 만으로 성사시켰으며 이를 합종이라 한다. 연횡은 장의가 동맹을 깨부수기 위하여 여러나라를 돌아다녀 설득하였으며 결국 동맹을 깬 후 진나라가 원교근공 정책으로 하나하나 병탄하고 최종적으로 통일되었다. 각각의 전략을 합종책, 연횡책이라 한다. 한가지 인상적이었던것은 소진은 꿈 자체가 입신양명으로 매우 세속적이었으며 합종을 성사시킴으로써 꿈을 이룬다.

- 미인이 나라의 흥망성쇠에 미친 영향이 유독 많이 나온다. 초기 왕국이던 상나라는 방탕함을 유발한 '달기'로 인하여 망했으며(주지육림의 유래), 주나라는 '포사'에 의해 망하였다. 포사는 좀처럼 웃지 않았는데 주왕은 국가에 긴급한 일도 없는데 봉화를 울렸고, 이때 허겁지겁 달려온 제후들을 보고 포사가 웃는것을 보고 기뻐하였다. 이후 반복적인 거짓 봉화를 울렸으며, 각 지역 제후들이 주나라 왕을 따르지 않고 본인들의 나라를 세우는 계기가 되었다. 오나라는 월나라의 '서시'에 의해서 망했는데, 서시는 가슴에 지병같은게 있어 자주 찡그렸는데, 찡그리는것도 예뻐서 찡그림을 흉내내는것(효빈)이 여자들 사이에 유행하였다. 그러나 효빈을 보고 놀라서 피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 열국지에서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학살자는 명장이라 불린 '백기' 이다. 장평 전투에서 항복한 적군 약 50만명을 포함 70만명 이상을 학살하였다. 대부분 보다 작은 병력으로 적을 이겼으며, 학살한 이유는 항복한 병사의 수가 더 많으니 관리가 안되어서이다. 백기보다 군사적으로 비빌수 있는 인물은 손무(손자병법 저자) 정도가 되는데 손무는 병법으로 유명했지 실전으로 따지면 아마 백기가 최고일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사람을 학살해서인지 잘 알려지진 않았다.

- 전국시대를 통일한 진시황은 '여불위'라는 인물의 자식일 가능성이 있다. 여불위가 첩을 임신시킨후 후궁으로 바쳤고 그 자식이 권력을 잡은 것이다. 그래서 여불위의 성을 따서 여정(원래 이름은 조정) 이라고 농락하는 의미로 부르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는 중죄이기 때문에 이들은 색출 및 처형되었다. 아무튼 여불위의 자식인게 맞다면, 주나라 분열이후 그렇게 많은 나라들이 서로 싸웠지만 최종적으로는 왕족이 아닌 일반인이 통일대륙의 최대 권력을 쥔 셈이다.(여불위의 자식이 아니라고 보는 시각이 주류이다.)

- 진나라가 국가를 통일할 수 있었던 근간중 하나는 상앙의 변법이다. 상앙은 원래 공손앙(삼국지 공손찬과 혈연관계 X)인데 이후 상 땅을 하사받고 이름도 상앙이 되었다. 변법은 너무나 엄격했지만 국력 향상에 매우 크게 기여하였다. 너무 엄격한 법때문에 귀족도 많은 벌을 받았는데 이후 상앙은 복수당해 자기법에 자기가 죽게 되었다. 그러나 상앙이 죽은 후에도 매우 엄격한 법은 유지되었으며 이는 천하통일의 기반이 되었다. 변법의 핵심만 몇개 말하자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전공을 세운 사람에게 토지와 작위를 하사하였다. 그래서 전쟁시 병사들은 매우 전투력이 높고 잔인하였다. 또한 법을 공평하게 하여 아무리 작은 실수라도 왕족이나 귀족도 처벌받았다. 또한 10 가구를 하나로 묶어 서로 감시하게 하였다. 오가작통법과 비슷하다. 결국 장의의 연횡책, 상앙의 변법, 범수의 원교근공 정책은 진나라의 통일에 크게 기여하였다.


열국지 -> 초한지 -> 삼국지 순으로 읽으면 초기 고대중국이 갑골문자 쓰던 시기부터 후한까지의 내용이 이어진다. 전한 시기에 대한 유명한 책은 없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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