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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역 방화사건(자작소설)

10 Hannam | 2024-03-09 20:03:00 | 조회 : 352 | 추천 : +5


강남의 중심 한남동,

한남동은 늘 그렇듯 많은 유동인구를 보이는 곳이다.

특히 많은 학생을 한국대로 보낸 한남학원을 비롯 

수많은 학원이 밀집되어 있는 강남의 제1학군이다.

한남동에는 서울과 한국에서

가장 비싼 땅값을 자랑한다는 한남빌리지가 있다.

이곳은 일반인의 출입을 엄격히 출입을 통제하며

두꺼운 철문을 열고 나가야 들어갈수 있다.

나는 대한민국 상위 1%만 산다는 한남동 

한남빌리지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한남빌리지에서 10분정도 걸으면 

한남동의 중심, 한남 로데오 거리 초입에 위치한 

한남역이 있는데,

한남역은 경의중앙선과 10호선이 만나는 환승역이다.

한남역은 한남빌리지와 로데오거리를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곳에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서점인

북스리브로 한남점이 있고, 

한남역 옆에 자리한 한남백화점은 연일 북새통을 이뤘다.


나는 한남빌리지 가장 언덕 높은 곳에 자리한

대저택에서 경의중앙선 한남역을 바라보며

강변북로를 달리는 자동차를 하염없이 

바라보는걸 좋아했었다.

악몽 같은 그 날이 있기 전까지는


사건 발생 3일전

여느때와 다름 없는 평온한 일요일이었다.

꿈에서 이상한 꿈을 꿨다.

매캐한 연기가 가득채운 

하늘에서 악령들이 손짓하고 있었다.

너무 두렵고 무서웠지만 깨어보니 꿈이었다.

그 날은 이상하게도 시간이 느리게 흘렀다.

낮 12시가 마치 자정같았다.

부모님은 멀리 미국으로 출장가시고 나혼자만 남았다.

내일이면 드디어 한남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날이다.

한남고등학교, 

강남을 대표하는 사립학교로 

오늘날 한남동을 무소불위한 부촌으로 만든 곳이다.

비록 한남동에 대학교는 없지만 

명문 고등학교로 불리는 한남고등학교가 있다.

한남고등학교는 예로부터 수재들만 다니는 

학교로 알려져 있고 

특히 전국에서 가장 많이 명문대중 하나인 

한국대에 입학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렇게 또 하루가 흘러갔다.


사건 발생 2일전 

드디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날,

신나는 마음으로 옷을 단정하게 입고 

집사가 태워주는 차에 타고 학교로 향했다.

한남고등학교는 리모델링하여 

햇빛에 반사한 모습이 무척 아름다웠다.

한남고등학교에서는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되었던 곳으로 학교 교정은 마치 유럽의 궁전을 연상케한다.

학교 교문 앞은 학생들을 교문앞에 내려주기 위해

수많은 차들로 붐볐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재들과 

가장 부유한 가정의 아이들이 오는 곳이니 만큼

차들도 거의 대부분 고급차였다.


학교에 도착하니 수많은 아이들이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화려하지도 

수수하지도 않은 옷을 입고 있었다.

참고로 한남고등학교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사복이 허용된 사립학교다.

학교에서의 시간은 느리게 흘러갔다.

그래도 한남중학교에서 모인 친구들 덕분에 

무척 화기애애했다.

내 옆의 시은이는 중학교때 처음 만난 친구다.

나는 시은이와 함께 

오늘 스터디 카페에서 공부하기로 했다.

학교가 끝나고, 아이들은 저마다 학원 갈 준비로 바쁘다.

학생들에게 주어진 자유 시간은 거의 없다.

그저 한국대학교 입학을 위해서 노력할 뿐이다.

시은이와 나는 한남 로데오 거리와 

한남빌리지 사이에 있는 스터디카페에 갔다.

시은이에게 물었다.

"곧 있으면 입학 시험인데 너 공부 어디까지 했어?"

시은이가 답했다.

"뭐, 선행 조금... 한국사랑 영어는 어렵더라"

그렇게 우린 저녁 늦게까지 공부를 하고 집으로 향했다.

내가 넌지시 시은이에게 말했다.

"데려다 줄게"

시은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은이네 집은 한남빌리지 중턱에 있는데

미로처럼 엉킨 집에는 무언가의 비밀이 있을것만 같았다.


사건발생 1일전 

새학기를 무사히 마칠수 있을까?

많은 고민이 들었다.

점심시간, 오늘 급식은 유난히 맛이 없었다.

학생들은 배고파했고 

교장선생님은 사비를 털어 

학생들에게 빵과 우유를 전달했다.

빵은 프랑스산 버터가 들어간 최고급 빵이라며...

오늘은 시은이 대신 희수랑

카페에서 공부를 하기로 했다.

희수는 초등학교때 부터 알던 사이였는데

시은이와 함께 늘 수석이었고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 

나는 청소당번이어서 청소를 마쳤을 무렵

희수가 내 책상에 쪽지를 붙여놓은 것을 보았다.

"역 근처 히든 카페로 와" 

히든카페는 한남역 맞은 편에 위치한

작고 아담한 카페인데 희수는 이 카페를 무척 좋아했다.

여기 라떼가 맛있다나 뭐라나.

급식이 맛이 없던 것만 빼면 평온하게 하루가 지났다.


사건발생 당일

꿈에서 요란한 사이렌이 울리며 

악령들이 속삭이기 시작했다.

"이리와" "어서와" "빨리와"

불쾌한 웃음소리와 함께 들리는 기과한 소리,

자세히 보니 지하철이 불에 타고 있었다.

지하철안의 사람들은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었고

ㅎㄴ역이라고 적힌 역은 검게 그을렸다.

이때 불길한 예감을 눈치챘어야 했는데

불행히도 그러지 못했다.

이 날 하루는 아주 느리게 흘러갔다.

1교시가 4교시 같았고 4교시가 7교시 같은

이상한 날이었다.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다.

그렇게 7교시가 지났다.

오늘은 친구들과 한강공원에서 피크닉을 하기로 했다.

집사 몰래 나가는 거였기 때문에 

지하철을 탈수 밖에 없었다.

그때 타지 말았어야 했다.

하지만... 운명의 시계는 장난처럼 흘러갔다.


오후 5시, 한남역 분식집에서 

시은이, 희수와 간단히 요기를 하고 지하철을 타러갔다.

시은이가 말했다. 

"10분후 온데, 조금만 기다리자"

째깍째각 시계 초침 소리가 들렸다.

뭔가 불길했고 찝찝했다.

오후 5시 26분 한남역을 출발해 

용문역으로 가는 열차가 승강장에 들어왔다.

퇴근 시간이다 보니 열차에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지하철을 비집고 들어가는데

문이 닫히고 2초 정도 지났을 무렵

갑자기 펑 소리가 터지더니 사람들이 쓰러졌다.

처음엔 압사사고가 난 줄 알았다.


비극의 시작

열차가 불에 붙으며 화염이 치솟았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었는데

김기범, 지하철을 방화한 범인이다.

그는 조현병을 가지고 있었고

사건당일에는 정신병원을 탈출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열차는 승강장에서 200m 정도 갔을 무렵이었다.

안내방송은 없었고 사람들은 공포에 질렀다.

검은 마스크를 한 남자가 시은이와 희수를 덮쳤다.

시은이와 희수가 비명을 질렀다.

"으악" 자세히 보니 그 남자는 칼을 들고 있었다.

그러더니 회를 썰듯이 칼로 사람들을 찔렀다.

불이 붙은 지하철, 칼부림, 

지하철은 금세 아수라장이 되었다.

시은이와 희수는 칼에 찔러 쓰러졌다.

나는 칼을 든 남자에게 달려들어 칼을 뺏었다.

"으읍... 제길..." 그리고 112에 신고했다.

하지만 지히철은 점점 불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지하철은 뜨거운 불구덩이로 변해버렸다.

그때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지금 지하철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당황하지 마시고 침착하게 행동하시기 바랍니다"

사람들은 우왕자왕하기 시작했다.

지하철은 사람들로 발 디딜틈이 없어 

모두 탈출하려 아우성이었다.

그때 필사적으로 칼을 든 남자가 

칼을 들고 희수를 찔렀다. "으으으윽..."

희수는 눈물을 흘리며 쓰러졌다.

시은이와 내가 말리는 사이 지하철은 이미 불이 번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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