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랑 그렇게 헤어지고 싶어서 지랄발광을 해도

여자친구는 맨날 울면서 나를 어떻게든 잡았는데

정작 헤어지니까 답답하고 뭐하고 지낼지 궁금하고 자꾸 연락한다

약속도 지켜야되고 소중하게 대해줘야 한다는걸 

머리로는 알았는데 마음속으로는 전혀 그러고싶지 않았다

안고있어도 머릿결을 쓰다듬어도 아무런 감흥이 없다는게 괴로웠다

나에게 웃음을 보여도 마음한켠에선 

뭔가 모를 불편함이 내곁에서 가시지 않았다

그런 내마음을 외면하고 억지로 노력하고 지냈다

여자같아 보이는 옷이나 여자같은 말투나 여자같이 보여지는

모습이 조금도 안느껴지고 털털한 모습만 보이는게 싫었다

본능적으로 나도 모르게 맨날 친구처럼 대했다

왜 자기를 친구처럼 대하냐 물을때 단순한 실수들이라 착각했다

내가 왜그러는지 그땐 전혀 알지못했다

내가 원하는 여성상이 없어도 그건 그냥 겉모습이니까

그래도 얼굴은 누가봐도 이쁘니까 마음씨가 너무 고우니까

그러니까 사랑해주자 했는데 다른 좋은 모습들이

아무리 많아도 겨우 여자로 안느껴진다는

사소한것 하나때매 사랑을 주기 싫었다

선물주기도 싫고 카톡 답장도 귀찮고 좋은곳을 같이 가기도 싫고 

왜 잘보이고 싶은 마음이 안드는지 이유를 몰라서 답답했는데 

친구로밖에 안느껴져서 사랑을 주기 싫었나보다

여자같은 모습을 요구하고 그걸 들어줬다면

내 마음이 달라졌을까

사교성 좋은 모습에 반해서 좋아했는데 항상 혼자였다

사람들앞에서 이쁜척하며 장난치는 모습을 좋아했는데

모두 가식이었다

밝고 쾌활한 모습을 좋아했는데 어둡고 슬픈사람이었다

인천공항에서 일할때의 유니폼 입은 모습을 보고싶었는데

볼수없었다

사람들과 있을때랑 나와 단둘이 있을때의 모습이 너무 달랐다

좋아하게된 이유들이 하나둘씩 가짜라는걸 알았을때

별거 아니란듯이 외면하고 넘어간게 실수였다

스스로가 개쓰레기라고 생각드는건 나랑 헤어지고나서 

아무 남자도 못만나고 불행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날 소중하게 대하던 사람을 향해서 이런

생각을 하고있다는게 너무 괴롭다

스스로가 악한 사람이라는걸 자꾸 부정하려든다

자아가 두개인것같다

또다시 내옆에 오더라도 사랑을 주고싶지 않다

그런데 내가 큰 사랑을 못주어도 내곁에서

순수한 사랑을 계속 주었으면 한다

이상하게 마음 한켠에선 다시 날 찾아줬으면 한다

왜이러는지 모르겠다

이기적이다

어찌하다보니까 첨보는 멍청하고 쉬운여자랑 운좋게 쎅스했는데

이여자는 내가 원하던 여성상인데

얘는 또 그냥 껍데기뿐이라 그런가 공허함과 허탈함만 가득하다

이래도 싫고 저래도 싫다 어느장단에 맞춰야될까

다 부질없다 

오늘도 전여친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랑도 없는데 찾는건 단지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져서 그런가싶다

나는 내가 너무 싫다

나에게 악이 느껴질땐 스스로가 무섭다

나는 왜 븅신같이 슬픈감정이 남들보다 오래가는지 너무 힘들다 

사랑이 뭔지 잘 모르겠다 

폭풍이 지나고나서 조용해지니 그제서야 원인들을 알게됐다

갬성충 중이병이라 한탄해봤다

그 여자는 지상직 승무원이었다

복숭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