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의 사계절 [9]

하사 HighCa | 09-11-06 23:57:47 | 조회 : 3939 | 추천 : -


봄 (5월)

봄이라고 했지만 사실 봄이라고 할 것도 별로 없다. 군대의 봄은 매우 짧기 때문.
봄이라고 할만한 쾌적한 날씨는 대략 1주일 정도에 불과하다.
아침엔 겨울이고 오후엔 여름인 것이 군대 봄의 특징이다.

- 춘계 진지공사 (이런저런거 보수하고 새로 만든다. 존니 빡셈)
- 슬슬 자라나는 풀들을 위해 슬슬 제초작업이 시작됨
- 작업의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
- 훈련도 제법 자주 있다.
- 전반기 유격 시즌의 시작.

여름 (6~10월)

군대 가기 전에 겪었던 여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여름.
그야말로 너무 덥다. 

- 훈련은 별로 없음.
- 쑥쑥 자라나는 잡초로 인해 대부분의 인력이 제초작업에 자주 투입 (여름을 겪고나면 녹색이 싫어진다)
- 기온이 너무 높을 경우 대낮에 오침(약 1~2시간)을 취할 수 있다.
- 날씨가 너무 덥기 때문에 무리한 작업은 없다.
- 피부가 급속도로 까맣게 변한다.
- 장마나 태풍이 오면 배수로를 파야한다. (이거 은근 빡셈. 시설이 좋은 곳이라면 상관 없다)

가을 (10월)

가을 또한 봄처럼 짧고 특징도 비슷.
실제 가을은 2주 정도 된다. 아침엔 춥고 낮엔 덥다.

- 추계 진지공사. 봄보단 덜 빡세지만 부대마다 다르다.
- 유격의 후반기 시즌. 전반기에 했다면 상관 없음. (유격의 무서움은 따로 찾아보길)
- 낙엽의 계절이다. 부대의 수 많은 나무로부터 떨어지는 낙엽을 끝없이 치워야 한다. 로망 따윈 없음.
- 훈련도 봄처럼 제법 많은 편이다. 작업도 싫지만 훈련도 고달프다.

겨울 (11월~4월)

군대의 겨울은 여름에 비해 길다. 작업량은 대체로 다른 계절에 비해 적지만 춥다는 것
자체가 큰 고통이다.

- 혹한기 훈련. (유격훈련과 함께 양대 훈련. 존니 춥다. 한겨울에 밖에서 텐트(숙영지) 치고 2박 3일 버텨야 함. 행군도 함)
- 눈과의 싸움 (눈이 안 내리면 다행이지만 눈이 많이 내리면 작업량은 엄청나다. 모든 눈을 다 치워야 한다)
- 눈물나는 보초 (한겨울 새벽 시간의 보초는 그야말로 눈물난다. 말도 안 나온다)


군대는 정말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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