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잠이 안와서 쓰는 임병장 잡으러간 썰... [2]

대령 NS윤지 | 16-03-05 06:03:49 | 조회 : 1298 | 추천 : +4


나는 13년도 11월 군번이고 22사단 53연대에서 복무했었다.

때는 2014년 6월 중순 토요일 오후 8시 즈음이었던걸로 기억.

5분대기조 (이하 5대기) 를 차고 있던 우리소대는 당직사령의 샤워승인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오늘 연등시간때 볼게 없나 찾아보면서 롤챔스 VOD 를 보고 있었다.

오늘따라 TV는 재밌는것도 없고 샤워도 늦게 시켜준다고 징징대고 있을무렵 행정반에서 당직사관이 5대기 실상황 걸릴수 있으니 대기하라고 방송을 때리더라.

실상황이 걸리면 걸리는거지 무슨 걸릴수 있다는건지 좀 이해가 안되었지만 별 일 아닐거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음.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중대 분위기가 안좋아지는게 느껴졌음. 전 병력 생활관 들어가서 전투복에 단독군장 착용후 대기하라는 지시가 있었고, 중대간부들도 모두 출근했음. 

이때 당시 들리는 썰로는 GOP에서 총격전이 있었네 뭐네 하는 얘기가 있었는데 하도 군대는 개소리를 많이해서 뭔 일이 있긴 있구나 했음.

그렇게 한 30분정도 지났나. 분대장들 전부 행정반  불려가서 A4용지랑 테이프를 가져오는데, 테이프로 손톱이나 머리카락을 조금 잘라서 용지에 붙이고 유서를 쓰라는거임.

 근데 시발 유서를 쓰더래도 무슨 상황인지를 알고 써야지 훈련할때는 궁금하지도 않은 적상황 존나 전파하면서, 무슨일 때믄에 유서를 쓰는지 존나 궁금한데 절대 안알려줌.

난 드디어 김정은 미친새끼가 선전포고라도 한줄 알얐음. 
속으로 하필 내가 복무할때 ㅅㅂㅅㅂ 김정은 개새끼를속으로 30번은 외친듯.

군필자들은 알겠지만 군에서 생긴 일이라도 병사들은 민간인보다도 늦게 알게 됨.  민간인들이야 뉴스, 인터넷 속보로 
금방 알게되는데 병사들은 일단 준비부터 시키고 무슨일인지는 안알려줌. 지금 생각해보니까 김정일 뒤졌을때도 이랬나 싶더라

아무튼 9시 좀 넘어서 대대의 모든 병분대장이 지휘통제실(이하 지통실)에서 대대장이 불러서 불려감. 한 20분 지나서 우리 분대장  돌아와서 그제야 무슨 일인지 이야기해줬음.  GOP에서 병장이 아군사격하고 탈영했다고 그거 듣고 일단 안심했는데 내 걱정하고있을 부모님이 떠올랐음. 곧바로 전화기로 가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음. 군필지라면 잘 알거임...

아무튼 그날은 행보관이 전투화 신고 단독군장 착용한 상태로 총 끌어안고 가수면 취하라고 하더라. 근데 사람이 어케 자기맘대로 가수면만 취하겠음.  총끌어안고 눈감고 있으니 잠오는데 총 차가워서 관물대에 세워놓고 잤는데  꿀잠잤음.ㅋ 지금 생각해보니까 다행인게 밤부터 출동 안한거임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여기까지 쓰고 있다가 마저 쓰겠음


세줄 요약 
1. 5대기하면서 임병장 상황 터짐
2. 병사들은 무슨 일인지 모르는 상태고 영문도 모른채 유서 씀
3. 일단 그날 출동 안하고 다음 날 잡으러가는데 그건 좀 있다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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