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의경 합격하고 그 동안 시험보면서 얻은 팁들좀 풀어보려함
(어차피 이 글 관심있는 사람 다 내 또래일테니 걍 편하게 쓸게)
의경은 매달 한번씩 모집하고 복수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쟁률은 쌔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젠간(?) 붙을 수 있다.
문제는 한달에 한번씩 시험 보러가는것도 귀찮고 떨어질따마다 또 한달을 기다려야한다는게 은근히 빡쳐. 난 1월부터 꾸준히 썼는데 진짜 떨어지면 그 주는 우울모드였음
경찰갤러리에 누가 의경 붙는 팁은 "인내와 끈기"라고 했는데 정말 맞는 말 같아..ㅋㅋ
잡소리가 길었네 이제부터 의경 시험 신청부터 합격까지 과정을 소개할게.
(난 서울청 시험을 봤기 때문에 글이 서울청 기준임, 다른 지역에서 시험보는 사람은 조금씩 차이가 있을거야)
의경모집절차를 대략 나눈다면 "인터넷신청 - 준비 - 시험 - 발표" 순서야. 차례대로 설명할테니 읽고싶은 부분 골라 읽어도 괜찮을듯!
1. 신청
신청은 매달 20일까지 의무경찰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어. 지금은 344차 의무경찰을 6월 20일까지 모집 중이야.
홈페이지 들어가서 대략적인 신상정보를 입력하기만 하면 신청이 완료돼. 그냥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 어렵지않음
아, 참고로 입대는 모집달에서 5~6개월 후야. 난 5월 시험에 붙었으니 10~11월 사이에 들어감. 이번달에 써서 붙은 사람은 11~12월 사이 입대겠네. 희망입영월을 입력하도록 하긴 하지만 무조건 희망월로 입영일이 정해지는건 아니야. 난 10월에 가고 싶은데..아직 모르겠다
2. 신청 확인
정보를 제대로 입력했다면 22~24일 쯤 사이에 확인문자가 오는데, 안올수도 있으니 홈페이지를 자주 봐줘야해. 공지에 pdf파일로 신청자 명단이 나와. 서울청은 지원자가 많아서 1~2주정도 시험을 진행하는데 컨트롤f로 자신의 시험날짜가 며칠 몇시인지 미리 확인하도록 하자. 평일 9시 or 2시에 보고, 공결확인 필요한사람은 끝나고 시험확인서를 발급해주니 수업을 빠지고서라도 갈순있다.
3. 준비물 (중요)
필수적인 준비물을 준비하지 않으면 시험장에서 바로 귀가당하니까 꼭 미리미리 준비하도록 하자.
1) 신분증 : 꼭 한두명씩 안가져온다. 없는 순간 바로 귀가당한다. 나도 한번 까먹어서 한달 날려먹었다... ㅠ
2) 징병검사서 : 다들 신체검사는 봤지? 이때 받은 검사서도 들고 가야해. 원본이 없다면 병무청 홈페이지에서 다시 뽑아야 하는데,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니 늦장부리지말고 미리미리 뽑아가자. 이것도 없으면 바로 귀가당한다
3) 기타서류
의무경찰도 신체조건이 있고, 이 신체조건을 만족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제출하는게 징병검사서야. 하지만 징병검사서 내에 만족하지 못하는 신체조건과 관련한 의사의 소견서를 가져갈 수 있어.
가장 많이들 준비해오는게 시력증명서야. 의무경찰은 교정시력(안경) 포함 양쪽 눈 시력이 0.8 이상이어야 하는데 신체검사서엔 안경벗었을 때 시력만 나오기 때문에 안경쓰는 사람들은 반드시 안과에서 교정시력증명서를 뽑아야 해. 돈이 좀 들지만 의경가고싶으면 해야할 투자야.
혹시 문신한 사람 있으면 문신확인서도 뽑아가야하는데 이 부분은 내가 잘 모르니까 홈페이지를 잘 참고해!
4. 시험
대망의 시험장이야. 서울청은 시험장 분위기가 안좋기로 유명해. 아무래도 시험 인원이 많다 보니까 통제를 위해 진행자도 가오를 많이 잡는 것 같아. 경찰갤에선 "마이크아재"로 불리는데 말투도 무섭고, 떠드는 사람들한텐 소리도 질러.. 처음 갔을땐 무서웠는데 몇번 보다보니 정도 들고 저렇게라도 해야 통제가 되겠다 싶더라.
말했다시피 시험장에 사람이 무지 많아. 대략 250~300명 정도에 네 또래 남자들이 실내체육관같은 곳에 따닥따닥 붙어 앉아야해. 분위기도 침울하고 냄새도 많이나지만 위축되면 너만 손해야. 너랑 똑같은 놈들 좀 모여있다고 생각하는게 편하다..
시험은 총 출석확인 - 적성검사 - 체력검사 순서로 진행된다. 하나하나 설명할게
1) 출석확인
: 말 그대로 시험장에 왔는지 확인하는건데, 신분증 사진으로 본인 확인도 하고 징병검사서 및 기타서류도 이때 제출해야해. 준비물을 모두 챙겨갔다면 딱히 걱정할건 없어. 그리고 이때부터 응시번호를 외워야하는데 팁을 주자면 그냥 손등응시번호 써. 그게 제일 편해 진짜. 분위기가 어두워서 이거 기억하는것도 은근 스트레스거든. 마이크아재도 손등에 쓰라고 하더라
2) 적성검사
: 그냥 인성이나 정신에 문제가 있는지 보는거야. 대략 370문제정도 되는 질문을 40분동안 풀어야해. 그냥 생각나는대로 답하면 충분하다. 서울청은 적성도 기준이 높아서 떨어지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가 있는데, 진짜 기준이 높은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어.
팁은 딱 세가지야. 솔직함. 일관성. 자살x
솔직함 : 붙고 싶다고 거짓진술을 밥먹듯이 하진 말자. 내가 좋은 답변만 몽땅 골라봤는데 오히려 이렇게 하니 적성에서 떨어지더라구..
일관성 : 비슷한 문항의 문제가 자주 나와. 이런 질문이 나온다면 앞서 했던 대답과 같은 대답을 해야하는듯해. 앞에선 좋다그러고 뒤에서 싫다그러면 이 역시 솔직한 검사가 아니라고 판단해 감점요인이 될 수 있어.
자살 x : 자살관련문항도 나오는데 자살은 시도해본적 없다고 하자. 이부분만큼은 솔직한게 답이 아닌거같아
3) 체력검사
: 요즘 부쩍 빡쎄지는 추세야. 서울청 뿐만 아니라 모든 지방이 그렇다고 들었어. 오히려 서울청이 그나마 안빡쎌걸? 체력검사를 빡쎄게 하는 이유는 간단해. 추첨 경쟁률을 낮추려는거지. 개나소나 체력 합격해서 추첨경쟁률이 10:1 이러면 얼마나 빡치겠어.
체력검사는 출석확인, 적성검사를 모두 통과한 사람에 한해 진행되. 그래도 한 200명정도가 남아있지. 여기서 내가 빡쎄다고 하는 건 체력이 좋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야. 윗몸일으키기 1분 20회, 멀리뛰기 160cm, 팔굽혀펴기 1분 20회가 기준이야. 말로만 들으면 별것아니지? 그런데도 지원자들이 우수수 떨어져. 대충 7명중 3명 꼴로 떨어지는듯해.
체력검사의 키워드는 "자세"야. 무조건 감독관들이 원하는 자세로 해야해. 기준이 높지 않은데도 사람들이 떨어지는 이유가 자세 때문이야. 주워들은 얘기론 별거아니라고 무시하던 체대생이 감독관이 말한 자세가 아니라 떨어지기도 했다더라.
마이크아재가 윗몸. 뛰기. 팔굽 모두 바른 자세 설명하는데 반드시 새겨 듣고 그대로 하자. 내가 미리 정리해줄테니 집에서 연습할사람은 해보고
1) 윗몸 1분 20회
손은 반드시 깍지 끼고 뒷머리에 항상 붙어있어야해. 올라갈때 팔꿈치가 무릎에 닿아야하고, 내려올땐 뒷머리까지 모두 바닥에 닿아야해. 그리고 배치기로 올라오면 안되. 20번만 참으면 되니 정자세로 잘 하자.
그리고 20번째에서 깍지를 풀어도 탈락이야. 20번째 올라가고 반드시 다시 정자세로 누워야해. 이거 까먹고 올라가자마자 깍지 풀면 19.5회로 탈락이야!
2) 멀리뛰기
멀리뛰기는 떨어지는 사람을 못봤어. 그냥 다치지 말고 너무 방심하지만 말자. 참고로 이때 다들 탈의한 상태로 문신검사를 하니, 문신 숨기고 갈 생각이었던 사람은 고추문신 아닌 이상 문신확인서를 준비하는게 나아.
3) 팔굽혀펴기
여기서 많이들 떨어져. 1분에 20회를 맘대로 하는게 아니라 감독관 구령에 맞춰 내려갔다가 올라와야해. 목, 허리. 엉덩이, 다리가 일자로 다같이 내려갔다가 올라와야하고. 앞가슴이 바닥에 거의 닿을 정도로 내려와야한다.
후반가면 힘딸려서 끝까지 못내려가고 탈락하는 사람이 많아.. 혹시 자신없다면 미리미리 근력을 기르자.
윗몸과 마찬가지로 20회째 내려갔다 올라와서 자세 유지 해야해. (엎드려뻗쳐자세) 20번 했다고 바로 일어나면 탈락이야.
의경최종합격이 면접에서 추첨으로 바뀌면서 체력검사가 빡쎄지는 추세야. 그렇게라도 최종 경쟁률을 낮춰야 하니까. 내가 붙은 이번 차수는 추첨경쟁률이 3.3대 1이었어 체력검사까지 모두 통과하는 사람은 몇번 하다보면 붙는다는 소리지. (하지만 경찰갤엔 장수N수생들이 수두룩해.. 아무리 경쟁률이 내려가도 될놈될이야..)
아무튼 이 빡쎄진 체력검사까지 합격하면, 시험 다음주에 중간합격자가 발표된다. 뭐 그 사이에 범죄경력같은거 조사하는거야 착한딸쟁이라면 대부분 중간합격자에 이름이 있을거야.
그리고 이 중간합격자를 대상으로 공개추첨을 진행해. 시험장에 모인 관람희망자 200명 앞에서 직접 프로그램으로 선발예정인원을 뽑아.
공개추첨은 반드시 가지 않아도 상관없어. 추첨 직후 몇시간 내에 홈페이지에 합격자 발표가 뜨거든. 그냥 거기에 자기 이름이 있기를 기도하자.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네. 막 써내려가다보니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있을거같아. 그래도 의경준비하는 몇몇을 위해 은근 오랜 시간동안 정성을 다했어ㅠ 잘읽었으면 댓글하나 남겨주면 기쁠것같아! 꼭 다들 좋은 결과 있길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