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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떨과 된잉 창명 깍건... 풍떨의 과거편 [1]

원수 쿵. | 25-07-23 00:29:44 | 조회 : 35 | 추천 : +2


1년 전, 겨울.
풍떨이는 인생의 바닥을 걷고 있었다.
퇴사, 인간관계 단절, 이별까지.
세상과 단절된 방 한구석에서
그가 유일하게 연결된 세상은 모니터 속 아프리카TV였다.

밤 10시, 아무 생각 없이 켠 추천 방송.
조용한 방 안에 갑자기 울려 퍼진 목소리.

“잉하~ 된잉입니다~ 오늘은 수다 떨면서 놀아봐요ㅎㅎ”

그건 된잉의 생방송이었다.
풍떨이는 무심코 틀었고,
그날 이후 매일 밤 10시,
된잉은 그의 습관이자 위로가 되었다.

그녀는 매일 웃었다.
“하루 어땠어요~?”
“잉님들~ 힘든 일 있었어요?”
“다들 고생 많았어요 진짜~”

화면 너머였지만,
풍떨이는 믿고 싶었다.
그녀가 자기에게 말하고 있다고.


몇 주 뒤, 그는 처음으로 별풍선을 눌렀다.

 [풍떨이님이 10개를 후원하셨습니다!]
풍떨이: 오늘 진짜 힘들었는데 방송 덕분에 조금 웃어요. 고마워요.

된잉은 바로 채팅창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풍떨이님~ 별풍 고마워요ㅎㅎ 그런 말 들으면 제가 더 힘나요~ 진짜예요!”

그 짧은 한 마디에,
풍떨이는 모니터 앞에서 가만히 울었다.
몇 달 만에 누군가 자신에게 말을 건 순간이었다.

그날 이후,
그는 방송이 시작되기 전부터 대기했고,
된잉의 목소리에 하루를 버텼다.


시간이 지나며 풍떨이는
꾸준한 별풍, 꾸준한 채팅, 꾸준한 응원을 보냈다.
그의 닉네임은 상단 별풍 랭킹에 오르고,
된잉은 자주 그의 닉네임을 언급했다.

“풍떨이님 또 왔어요~! 고정이네 고정ㅎㅎ”
“풍떨이님 요즘 진짜 열심히 해주신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풍떨이는 착각했다.
그건 관심이 아닌 리액션이었다.
그녀는 BJ였고,
그는 시청자였다.
그 선을…
그는 보지 못했다.


그리고 어느 날.
된잉은 방송에서 말했다.

“잉님들~ 오늘은 깍건님이랑 합방해요! 기대 많이 해주세요ㅎㅎ”

그녀의 말투는 익숙했지만,
표정은 달랐다.
그녀는 진심으로 즐거워 보였다.

“깍건 진짜 센스 좋아요ㅋㅋ 나보다 말 잘해~”
“이래서 합방할 맛이 나지~ㅎㅎ”

풍떨이는 그 방송을 보다가
처음으로 방송을 껐다.
그리고 그날 밤,
별풍선을 하나도 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아닌 누군가에게 진짜 웃음을 주고 있었다.


며칠 후,
풍떨이에게 아프리카TV 쪽지가 도착했다.
보낸 사람은 창명이였다.

[쪽지 – BJ 창명이]
풍떨이님 요즘 조용하시네요? 된잉방에서도 안 보이고…
걱정돼서 연락드려요.

풍떨이는 멍하니 쪽지를 보았다.
처음이었다.
누군가가 자신을 걱정해준 건.

그는 답장을 썼다.

[풍떨이 ➤ 창명이]
그냥 좀 생각이 많았어요.
근데… 창명이님, 고마워요.

그날, 풍떨이는 창명이의 방송에 처음으로 찾아가
작은 별풍을 보냈다.

그녀는 반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풍떨이님~! 드디어 오셨네요~ 오늘 같이 노래 게임해요ㅎㅎ”

그 말 한마디가
그의 마음에 조용히 박혔다.


며칠 뒤, 풍떨이는 창명이와 합방 콘텐츠를 시작했다.
조금 어색했지만,
이상하게 편했다.

그리고 방송이 끝나고,
그는 카메라를 끄고 중얼거렸다.

“된잉은, 날 살게 했고…
창명이는,
살아있게 해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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