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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경제학을 고민하는 수험생들에게 [9]

중령 필립피셔 | 16-12-30 10:47:53 | 조회 : 2814 | 추천 : +13



I. 들어가며, 경제학과 경영학

경제학의 본질은 경세제민(經世濟民, 세상을 다스려 백성을 구제함)입니다. 따라서 경제학은 정치 및 정책과 숙명적인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으며 전통경제학의 총론이 가지는 목적은 모두 효과적인 경제정책의 수립입니다. 따라서 상경계로 묶여있는 경영학과는 본질적인 차이를 가지는데, 경영학의 포커스는 국가 내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물론 국가 경영도 넓은 의미에서 경영학과 관련될 수 있지만) 경제학은 결코 개별 기업의 단위가 아니라 국가의 경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경영은 그 환경을 국가와 시장경제에 두고 있기 때문에 경영학에서도 경제학을 도외시할 수 는 없으며 경제학 역시 시장경제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인 기업의 존재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경영학과 경제학은 그 실제적 관계상 연결되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점이 많은 사람들이 경영학과 경제학을 두루뭉술하게 인지하고 대학에서도 상경계로 묶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언급했듯 연구의 대상이 다르고 배우는 과목과 학과의 분위기도 다릅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경영학의 각론들은 크게 회계, 재무, 인사, 조직관리, 생산관리, 마케팅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곧 기업, 즉 조직이라는 단위를 기능적으로 쪼개논 것으로 어떤 기업에 입사를 하게 되더라도 경영학 각론들과 매우 유사하게 나눠진 부서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회계와 재무는 기업의 자금을 조달하고 관리하는 제반 기능으로 시장경제의 측면에서 이 부분이 그나마 경제학과의 연결의 끈을 쥐고 있는 부분입니다만, 그 연결고리는 큰 의미는 없습니다. 회계와 재무를 제외한 나머지 각론들은 모두 구조적이고 관계적인 요인들로서 이 부분은 그 특성상 뜬구름을 잡는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모든 부분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조직이라는 것이 사람들이 모임으로써 형성되는 것이다보니 인간관계, 사람과의 상호작용, 효과적인 노동을 위한 구조와 제도 구성 등이 논의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상당 부분이 그렇습니다. 이 때문에 팀플이 매우 많고 학과 분위기도 다소 어수선합니다.

 

그러나 경제학에서는 사람, 즉 개별 경제주체는 그 특수성으로 인정받는 것이 아니고 사회에서 하나의 동질적인 구성객체로 취급합니다. 인간의 합리성을 전제로 하여 경제학은 사람이 아닌 시장에 집중합니다. 각론들은 이후에 설명하고 이제 경제학과 경영학의 본질적인 차이를 알았으니 본격적으로 경제학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II. 경제학의 각론들

경제학은 크게 미시경제학, 거시경제학, 그리고 계량경제학으로 나뉩니다. 미시경제학에서는 게임이론과 노동경제학, 후생경제학, 재정학, 정보경제학 등이 파생되며 거시경제학에서는 화폐금융론, 국제금융론, 국제무역론, 경제성장론 등이 파생됩니다. 계량경제학은 경제학의 이론적 부분과 현실을 이어주는 매개체와 같은 역할을 하며 경제학의 이론적 엄밀성을 공고히 하는 데 이용되는 굉장히 중요한 수리통계적 방법론입니다. 경제학 학부과정에서 주어지는 경제학 카테고리는 크게 다음과 같습니다.

1. 미시경제학: 개별 경제주체, 즉 한 개인을 정의하고 개인이 시장에서 거래할 때 나타나는 쟁점들을 다룹니다. 

2. 거시경제학: 국가 단위에서 국민경제의 총수요와 총공급을 다룹니다. 정책적 시사점이 중요한 부분이며 경제정책의 효과와 운용에 주목합니다.

3. 게임이론: 미시에서 파생되는 부분으로 실질적으로는 파생되었다기보다 내쉬가 정립한 게임이론이 미시경제학에서 유효하게 사용될 수 있음에 따라 발전되었습니다. 본질적으로는 유인을 고려한 균형 탐색입니다.

4. 화폐금융론: 화폐와 중앙은행을 다룹니다. 

5. 국제경제학: 국제금융과 국제무역을 망라하며 국제금융은 환율결정과 국제수지 등을 다룹니다. 국제무역은 무역의 발생 원인과 행동패턴, 무역의 이익 등을 이론화한 것입니다.

6. 계량경제학: 사실상 통계학입니다. 회귀분석을 기준으로 크게 횡단면과 시계열로 나뉩니다. 

 

III. 경제학의 특징

1. 사회과학으로서의 논리적 엄밀성

경제학은 근본적으로 철학의 파생학문이며 현대 사회과학의 한 분과입니다. 즉 과학(Science)을 표방합니다. 경영학의 경우 경영과학이라는 말이 따로 있기는 한데 경영학 자체를 사회과학의 분과로 집어넣지는 않습니다. 반면 경제학은 그 연구 대상이 사회라는 것을 제외한다면 물리학, 화학 등과 같이 과학적 방법론과 논리성을 추구합니다. 때문에 과학과 경제학은 그 방법론적인 측면에서는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사회과학은 그 특성상 실험이 불가능하여 통제된 환경에서 이론을 증명하는 자연과학과는 그 이론적 강도 면에서 차이를 가질 수 밖에 업습니다. 

 

경제학이 과학이라는 말은 곧 수학이나 과학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높은 확률로 적성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사실 경제학에서 사용하는 구리과학적 툴(Tool)은 학부수준에서는 기초미적분 정도면 충분하고 오히려 논리적 판단력이 더 요구됩니다. 하지만 고등학교때 직선의 방정식 공식을 몰라서 문제를 틀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제학에서 사용하는 툴의 수준이 높지 않다고 해서 수학이나 과학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경제학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은 결코 할 수 없습니다. 각론 전반에서 수학적 또는 수리적 계산을 요구하고 있으며 모든 부분에서 논리적 추론 및 판단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고학년 전공심화 또는 대학원 레벨로 올라가면 수학의 상당히 많은 부분들을 요구하게 됩니다. 이는 근본적으로 경제학이 제약 조건 하의 최적화 문제를 푸는 것인데 이 조건들이 수리적으로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초월함수의 미적분과 행렬대수가 필수적이며 미분방정식에 대한 이해도 요구됩니다.

 

2. 정책 연결성

경제학의 본 목적은 효과적인 경제정책의 수립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따라서 경제학은 국가 정책적 측면과 연결되지 않을 수 없으며 모든 논의들은 결국에는 어떤 정책을 시행해야 하며 그것이 얼마나 효과적일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따라서 경제학을 살리면서 기업에 취직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국가와 기업의 목적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경제정책이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딱딱 맞는 것이 아니라 다른 많은 사회변수들이 같이 작용하고 거시경제에 대한 견해가 우리나라 정당 만큼이나 다양하여 정책의 효과나 유효성이 수학 정답 맞추듯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이는 사회과학이 갖는 중요한 특징이자 한계입니다. 특히 거시경제학을 공부하다 보면 여러 번의 멘붕이 오는데 이게 같은 현상에 대해 해석하는 방식이 하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재밌는 것은 그 해석이 모두 논리적으로 어느정도는 타당하기 때문에 자칫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개좆망의 잡학이라고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이게 정책 연결성과는 관련이 없는 특성인데 어쨋든...

따라서 경제학과 학생에게 주식종목 추천 같은거 물어보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질문입니다. 그냥 나라 꼴 어떻게 돌아갈 것 같은지나 물어보세요. 물론 그것도 대답 못하겠지만.

 

IV. 함의

그렇기 때문에 경제학의 취업문은 경제학에 특출난 흥미나 재능이 없는 이상 경영학보다 좁을 수 밖에 없습니다. 동시에 경제학과에 공기업과 행정고시 응시자가 많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만 경제학은 과학을 표방하는 학문입니다. 사회과학에서 경제학처럼 높은 논리력과 과학적 방법론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학문은 없습니다. 탄탄한 논리력은 어느 사회 어느 시대에서나 굉장히 중요한 인적자본능력이며 과학적 방법론은 문제해결력으로 직결됩니다. 경제에 흥미가 있고 경세제민의 기치에 동의하며 시장경제에 근간한 현대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싶다면 경제학을 전공하는 것은 결코 후회되는 선택이 아닐 것입니다. 


*팁은 따로 없습니다. 경영학 전공 경제학 부전공입니다. 질문있으면 댓글로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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