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먹고 간부연구실에 숨어서 폰질하고 있는데 평소에 맘에 안드는 여군 중위 한명이 나를 부름.
갔더니 대뜸 다음주 훈련 때 여군들 텐트를 좀 쳐달라는 거임 ㅋㅋ 장난하나..
나를 노예로 생각하나 싶어서 여군들 텐트인데 왜 남군이 칩니까? 이러니깐 항상 텐트는
남군이랑 병사들이 쳐왔다고 훈련 때마다 그래왔다는 개소리를 시전하는거임.
이게 무슨 쌉소린지 모르겠고 빡돌아서 군필들은 알다시피 신병훈련소 때 야외숙영 훈련하면서
텐트치는 법 다 배우고 오는데 무슨 간부라는 얘가 그거 하나 못쳐서 남군한테 쳐달라는게 말이 됨?
계급과 짬으로 밀리는 하사라서 그냥 예 알겠습니다. 했다. 넘어가고 나니 아무리 생각해도 부들부들하고 손발이 떨렸는데 마침 간부 합동 토의가 있었다. 대대장부터 대대간부들 다 모인 자리였는데
다음 훈련때 어떻게 훈련하고 통제할지 토의하는 매우 엄숙한 자리였음. 거기서 짬 안되는 하사는
구석에서 필기만하고 말은 1도 못하는게 일반적이고 주로 대대장하고 중대장들이 말하는거
듣고만 있는게 관례인데 끝나갈쯤에 대대장이 훈련관련 궁금한거 있는 사람 말해보라는거임.
아까 일이 생각나서 미친척하고 손들고 말함. “하사 OOO. 오늘 여군에게 훈련때 텐트를 쳐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훈련 때 여군들의 텐트를 남군들하고 병사들이 쳤다는데 형평성이
맞지않습니다. 여군들도 간부인데 병사들도 신병 훈련소에서 치는 법을 배우는 D형 텐트를
남군들이 쳐준다는 것은 오히려 여군들을 무시하는 처사인것같습니다.” 라고하니 분위기가
5초간 적막이 흘렀따.. 식은땀이 나고 모두가 나를 쳐다보고있어서 긴장되고 똥줄타는 중이었는데
몇몇 남군 선임들이 이 놈 보소? 하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거 아니겠음? 끝나고 담배피는데
선임이 말하길 짬안되는 하사가 이런 말 하는건 역사상 유래없는 일이라고 하더라 하여간 대대장이
내 말 듣고 황당한 표정으로 “그게 무슨소리야 여군 텐트를 도대체 왜 남군이 쳐줘?” 여군들은 눈알
엄청 굴리고 땀뻘뻘 흘리는데 그 중 아까 나한테 명령했던 여군 중위가 “아 대대장님 지금까지 관례가
여군들 텐트는 남군이 치는 것이었고, 여군들은 병력들 텐트치고 숙영지편성 병력 통제하는…”
라고 말하는 찰나에 대대장이 말끊고 “여군이든 남군이든 다 똑같은 군인인데 여군들은 그럼 텐트 하나
못치나? 전시에도 남군들이 쳐줄껀가?” 이러는거 아니겠음? ㅋㅋㅋ 그러면서 여군 하사 한명 불러서
텐트 물자 가지고 와보라고 했는데 그 여군이 D형 텐트 지주핀을 4개 들고온거임 ㅋㅋㅋ 대대장이
여군들 나가서 연병장에 텐트 쳐보라고 했는데 여군들이 얼굴 벌게져서 얼타면서 30분이 지나도
못침 대대장이 엄청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다음 훈련이고 뭐고 앞으로 훈련간에 여군들이 자는 텐트는
알아서 쳐라! 본인들도 못치는 텐트를 병사들한테 시키면서 빨리 치라고 득달하고 있었나 이게 무슨
간부냐?!” 하면서 극딜함 구구절절 옳은 말에 나 포함 남군들은 무릎을 탁! 치고 속으로 감동했다.
대대장이 좋은 지적했다고 나한테 칭찬도 해줌 ㅋㅋㅋ 끝나고 그 여군 중위가 빡쳐서 나 부르는데
내 선임이 커버쳐줘서 안혼나고 끝남 ㅋㅋ 제대로 참교육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