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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살 사무직 들어갔다(긴글주의) [33]

33 박근혜대통령 | 2024-03-24 11:17:49 | 조회 : 18589 | 추천 : +26


안녕?
난 30살부터 전기자전거, 킥보드로 배달했던 사람임
"내가 뭔 사무직이야?"하면서 배달뛰거나 일용직으로 근근히 살았음.

그러던 주말저녁 번화가 배달뛰면서 식당에 들어갔지. 사람들은 친구들이나 연인끼리 알콩달콩 맛있는거 먹으면서 술마시는데, 나는 회색 우주복에 헬멧쓰고 카운터로가는거야.
"배민이요!"
"쿠팡이요!"
배달할 음식이 없으면 팔짜다리로 서서 주방 부숴지도록 노려봄.음식나오는거 늦어지기라도하면 입 쭉내밀고.
"아 언제나와요? 아 진짜 후...어후씨"
카운터앞에 좁은공간을 발구르기 하면서.
'쿵쿵쿵'

그러다 문득 주위를 둘러봣지. 사람들이 쳐다보는거 같았어.
'쟨 어쩌다 저러는걸까 ㅋㅋㅋ' 비웃는거 같았어. 난 내가 부끄러웠고 더이상 배달같은건 하기도 싫었어.

그래서 닥치는대로 사무직쪽 지원서 15군데 넣으니까 2곳 정도 면접제의 오더라고. 면접관이 이런 뉘양스로 말했어.
"5년간 배달, 일용직으로 근무하셨는데 지원한 직무랑은 연결점이 없네요?"

난 위의 경험담을 솔직하게 말했어. 덧붙여서 물류창고에서 일한 경험도 풀었어. 대충 물류창고에서 일하다 문득 바닥에 떨어진 흰종이를 발견했고 보니깐 발주서라는 사무직 서류였어.

면접보고 늦어도 다음주까지 연락준다길래 떨어진줄 알았어. 그렇게 정장입은채로 순대국에 다데기 넣는데 문자가 왔더라고.

'합격'

사무직
고객관리, 발주관리 등등 잡다한 업무
연봉 2700
월~금 근무 9 to 6

집에서 가까움, 점심줌연 3회 인센티브
워라밸 야근없음
장기근속시 돈 더줌
*참고로 청년취업지원제도 취업청공수당 나온데 1년 다니면 150마넌

면접관이 마지막에 물어보더라
"멘탈 강하세요?" 고객들이랑 전화하다보면 지칠수도 있다고
내가 말했지.
"제가 자전거 킥보드 배달 5년하면서 욕 뒤지게 먹었습니다. 어떻게든 버텨보겠습니다"

향후계획
1.회사 근무는 충실히 한다
2.퇴근하고 최소 3시간은 취미생활을 한다
3.취미생활을 부업수준으로 월 10만원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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