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간 읽은 책들 [27]

하사 수줍은질럿 | 18-09-01 17:05:32 | 조회 : 10066 | 추천 : +17


ㅎㅇㅎㅇ 형들

독게에는 글 처음 써보네요




하던 일이 좀 줄어들어서 시간적인 여유가 생긴 참에 책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혼자 읽으려고 하니

A. 잘 읽지 않게 된다.

B. 다른 사람과 생각을 나눠보고 싶다.

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독서모임을 두세 군데 참여하게 됐어요.

다음은 7월과 8월동안, 독서모임에 나가면서 읽게 된 책 6권입니다.




1. 오르한 파묵, <하얀성>, 1986년, 민음사, 201p

터키 작가의 소설.

재밌습니다. 닮은 두 사람에 대한 소재가 참신했네요.

읽기는 어렵지 않아요.

1하얀성.jpg

 

 


2. 켄 키지,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1962년, 민음사, 515p

개인적으로 미국 소설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 소설은 그래도 읽을만 했던 것 같네요.

'콤바인'과 그에 대항하는 사람들이 그려져 있어요.

양이 살짝 많아서 부담이 되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는 빠르게 읽혔네요.

2뻐꾸기.jpg

 

 


3. 이탈로 칼비노, <반쪼가리 자작>, 1952년, 민음사, 121p

이탈리아 작가의 소설

동화적인 분위기의 소설로 분량은 짧지만 문장 하나하나가 정교하게 쓰여진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간단한 이야기 속에 꽤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하는 좋은 책인듯해요.

여섯 개의 책들 중 가장 읽기가 수월합니다.

3반쪼가리자작.jpg

 

 


4. 오노레 드 발자크, <고리오 영감>, 1834년, 민음사, 394p

19세기 프랑스 소설.

분량이 꽤 있어서 살짝 부담되었지만 내용은 상당히 평이해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어요.

전체적으로 잘 짜여진, 일관된 구성의 소설인 것 같아요.

4고리오영감.jpg

 

 


5. 알베르 까뮈, <시지프 신화>, 1942년, 민음사, 185p

<이방인>, <페스트>등으로 유명한 까뮈의 산문.

매우 읽기가 어려웠어요.

꽤 많은 배경지식을 필요로 하고, 문장들도 하나같이 어렵게 쓰여져 있어서 평소 읽는 빠르기의 1/3배 정도로 읽었는데,

그나마도 읽다가 다시 도전하다가를 반복했네요. 마지막 20페이지는 아직도 읽지 못했어요.

<이방인>과 <페스트>에 나오는 '부조리'의 개념을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까뮈에 의하면 '부조리'는 인간의 삶에 항상 존재하는 것으로, 부조리로부터 벗어나거나 다른 관념으로 승화시키려는 노력은 소용없는 것이니

부조리를 지속적으로 응시하면서 삶을 살아나가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아요.

시간이 허락한다면 한 번 정도 꼭 더 읽고 싶네요.

5시지프신화.jpg


 

 

6. 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 1948년, 민음사, 138p

일본 전후세대, 데카당스 문학의 대표적인 소설.

사실 이 책은 4년 전에 정말 인상깊게 두 번 정도 읽었어요.

그 당시에는 주인공인 요조에 몰입되어서 읽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객관적인 시선으로 요조를 관찰하려고 했네요.

6인간실격.jpg

 


 

책을 좀 더 본격적으로 읽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계시다면 독서모임을 강력하게 추천 드려요. 다양한 시각에서 책의 내용을 바라볼 수 있어서 혼자만의 생각에 빠지지 않게 되고 무엇보다도 책에 대한 생각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물론 괜찮은 모임을 잘 골라 가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독서 모임에 오는 사람들의 유형은 다양해서, 새로운 만남을 위해서 오시는 분도 있는 것 같고, 삶이 적적해서 뭐라도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오는 분들도 있고, 순수하게 책에 관심이 있어서 오시는 분들도 있어요. 또, 어떤 면에서 보면 독서 모임이라는 게, 그냥 책에 관련된 아무 이야기나 떠들어대다가 오는 것뿐이기도 해요.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저는 괜찮더군요.

 

암튼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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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사 수줍은질럿7년 전 | 신고

    @샤이샤이이번에 참여한 독서모임 중 하나가 민음사의 책들을 읽는 모임이었거든요.
    그래서 다른 책들도 그냥 민음사로 다 샀네요.
  • 하사 수줍은질럿7년 전 | 신고

    @샤이샤이그냥 잘 검색해서 찾았어요. 괜찮은 모임 있더라구요.
    어플로도 모임 있었는데 거긴 좀 사랃믈이 성실하진 않더라구요.
  • 상병 곧뜬다7년 전 | 신고

    @수줍은질럿혹시 그런 카페같은걸로 검색하신간가용?
  • 이병 프레시안7년 전 | 신고

    @수줍은질럿떡서 모임이니까 그런듯
  • 이병 또돌아온쇼부장인7년 전 | 신고

    생각보다 오래된 책들이네요.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는 ㄹㅇ명작이죠. 혹시 앵무새죽이기는 읽어보셨나요? 너무 유명해서 이미 읽으셨을라나
  • 하사 수줍은질럿7년 전 | 신고

    @또돌아온쇼부장인아뇨 안읽어봤습니다
  • 일병 와기계공7년 전 | 신고

    저도 이방인에 반해서 시지프의 신화 읽었었는데, 한 페이지를 20분동안 다시읽고 다시읽고 했던 기억이 있네요
  • 일병 홍삼좋아7년 전 | 신고

    민음사 책 읽으신다니까 질문드리면

    민음사 번역 어때요?

    외국 글이라 번역하면 다 그렇게 좀... 어렵게? 부자연스럽게? 읽힐수밖에 없는 걸까요?

    제가 느끼기엔... 잘 안읽혀서 ... 그냥 책 자체가 어려운걸지도 ... 모릅니다만은...
  • 하사 수줍은질럿7년 전 | 신고

    @홍삼좋아저 책들 중에서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번역이 좀 별로라고 느꼈어요.
    약간 미국 영화 자막 보는 느낌..
    미국 영어 뉘앙스를 한국어로 바꾸는 데 있어서의 한계일 수는 있는데, 아무튼 조금 부자연스럽다고 느꼈네요.

    그리고 <고리오영감>도 살짝 오래된 번역처럼 느끼져긴 했네요.

    <시지프신화>와 <인간실격>의 경우 제가 듣기로 번역하신 분들이 그 분야의 대가라고 알고 있어요.
    <시지프신화>는 내용 자체가 무척 어렵지만, 번역을 꽤 공들여서 했다고 느껴졌어요.
    <인간실격>도 괜찮았구요.



    결론적으로.. 저 6개 책들만 놓고 봤을 때 평타 이상은 치는 듯해요.
  • 일병 개쓰레기가나다7년 전 | 신고

    군대 있을때 더리더 보고 섰다..
  • 상사 apsodi7년 전 | 신고

    나 종이책 보는거 너무 힘들어해서 그런데

    노트북 같은거로 도서관 같이 전자책 빌려 보거나 할 수 있는 방법 있음?
    대충 찾아보기엔 이북 기기를 따로 사야되거나 휴대폰 운영체제를 통해 봐야되는거 같아서
  • 하사 수줍은질럿7년 전 | 신고

    @apsodi전 잘 모르겠네여
  • 중사 Songbird7년 전 | 신고

    책 읽는 시간 정해두고 틈틈히 읽으시나요 아니면 짬짬히 읽으시는지 요즘 책좀 읽어야하는데 일하고 집에오면 겜하고 반복이라 ㅠ
  • 하사 수줍은질럿7년 전 | 신고

    @Songbird저 모임들이 2주에 한 번씩 있어요. 2주 정도 시간을 두고 슬슬 읽어야겠다 생각하고 있으면 결국 읽게되긴 하더라구요.
  • 준장 차콜이좋아7년 전 | 신고

    반쪼가리자작보고소름이엇는데나두이런류조아함 

    길지않고 적당한. 재미잇고신선한.. 1빠따책빌히호사어지
  • 하사 수줍은질럿7년 전 | 신고

    @차콜이좋아네 괜찮더라구요~
  • 병장 →↓↘승룡권7년 전 | 신고

    책 안읽은지도 오래됐네.. 안읽던 책들좀 꺼내봐야겠네요 
  • 상병 데이빗피처7년 전 | 신고

    인간실격 어떤부분을 감명깊게 읽으셨어요?ㅠㅠ

    저도 읽어봤는데 뭔가 하루키소설 본 그런 느낌이어서요!
  • 하사 수줍은질럿7년 전 | 신고

    @데이빗피처4년 전에 처음 읽었을 때는, 제 생활이 좀 무너지고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어요.
    가장 힘든 시기였는데, 그때 이 책을 읽으니 요조에게 몰입이 많이 되더라구요.
    요조가 시골에서 도쿄로 상경한 점, 한 가족의 막내인 점, 내향적인 성격인 점, 감정을 숨기는 경향이 있고 그것이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는 점, 익살을 부리기도 한다는 점, 깊게 방황을 한다는 점 등이 공감갔어요.

    하지만
    지금 다시 읽으면서는, 그런 부분들이 객관적으로 보이긴 하더라구요.
    제 상황이, 모르핀에 중독되고 춘화를 그리던 요조만큼은 아니었는데
    괜히 너무 몰입했던 건 아닌가 하고 생각이 들더군요.
  • 병장 mate7년 전 | 신고

    이성만나러오는 사람도잇겟지?
  • 일병 누드벨벳7년 전 | 신고

    체호프 단편선 추천
  • 일병 규중처녀7년 전 | 신고

    인간실격 좋지~
  • 이병 리넷7년 전 | 신고

    죄다 고전 전집만 읽으셨네 ;
    고전들 읽어도 이해안가는 게 많은 편인데
  • 일병 시큐7년 전 | 신고

    나도 요즘 고전 읽기 시작했는데
    오만과편견, 콜레라시대의사랑, 프랑켄슈타인, 노인과바다, 데미안, 1984, 위대한 유산까지 읽어봄
    지금은 레미제라블 읽는 중임
    고전 문학이 첨 시작할땐 요즘 책에 비해 엄청 지루한데 
    그 시대 배경을 고려하면서 보면 재밌는거같음
  • 상병 라면주세요7년 전 | 신고

    고전문학 재밋죠! 앵무새죽이기 안 읽으셧다면 꼭 읽어보세요! 아이들의 순수한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는게 신선하니 재밋어요!
  • 하사 수줍은질럿7년 전 | 신고

    @라면주세요네 감사합니다~! 한 번 읽어볼게요!
  • 일병 총몽7년 전 | 신고

    민음사 세계문학 덕후라서 시리즈 거의 다 구매 했는데
    읽은게 10권정도 밖에 안되네요
    저 중 읽은게 인간실격뿐ㅎㅎ
    대단하십니다 
    오르한 파묵도 내이름은빨강 읽고 완전 빠져서
    오르한파묵 책도 죄다 구매했는데
    읽은거라곤 내이름은빨강 밖에 없네요
    저도 이제부터 다시 독서좀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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