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노기 | 14-07-03 18:52:36 | 조회 : 2850 | 추천 : +9
우리는 현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 결과, 곰이 나올 수도 있고, 오두막안이 너무 더워 잘 수 있는 상황도 아니기에
달빛이 나오는 지금, 산에서 내려가기로 결정했다.
회중전등 빛에 의지해서 우리는 조금 빠른 걸음으로 하산하기 시작했다.
출발하고 5분 정도는 해피와 터치가 우리를 따라와줬기에 내심 든든했지만,
오두막에서 일정거리를 벗어나자 그 2마리는 돌아가버렸다.
평상시 몇번이나 다녔던 길임에도 한밤중의 산길은 전혀 모르는 곳을 걷는 느낌을 주었다.
서로 30CM 정도의 거리로 밀착한 우리는 아무 말 없이 걷기만 했다.
그 때 였다. 진이 내 어깨를 꽉 붙잡더니,
[저기 누가 있어!]
작은 소리로 말했다.
우리들은 순간적으로 제자리에 드러누우며 전등을 껐다.
귀를 기울여 보니 확실히 작은 발소리가 들렸다.
[부스럭, 부스럭]
두 다리로 수풀을 헤쳐나가는 소리.
그 소리가 흘러 나오는 곳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우리들 있는 곳에서 2, 30m 정도 떨어진 수풀 속에서 누군가 나왔다.
전등을 한손에 들고, 다른 한손에는 긴 봉같은 걸 들고선 그 봉으로 수풀을 밀어 헤치며
산을 오르고 있었다.
우리들은 처음엔 별로 무섭지 않았다.
되려 소리의 정체가 사람이라는 것에 지금까지 느꼈던 공포가 사라진 것에 안도했다.
안도감 때문일까, 우리들의 어린 마음에 호기심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저거 누구지? 따라가볼까?]
내가 그렇게 중얼거리자, 두 친구는
[물론.]
그렇게 말하며 씨익 웃어보였다.
우리는 이미 희미하게 보이는 회전 전등 빛과 수풀을 헤쳐나가는 소리를 의지하며,
그 알 수 없는 누군가의 뒤를 따라갔다.
정체모를 사람은 20분 정도 산을 오르다 한 장소에서 멈춰섰다.
우리는 뒤쪽으로 30 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기에 성별은 커녕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없었다.
희미하게 보이는 사람 그림자를 확인할 수 있는 정도.
그 사람은 발을 멈추더니 등에 짊어진 가방을 내려 뭔가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저 사람 혼자 뭐하려고 온 거지? 하늘 가재라도 잡으러 왔나?]
이에 진은
[좀 더 가까이 가보자.]
라고 말했다.
우리는 낙엽이나 나뭇가지를 밟지 않도록 발을 땅에 스치듯 걸으며 근처로 천천히 다가갔다.
우리들은 실실 웃고 있었다.
머릿속으론 누군지 모를 저 사람을 어떻게 골려줄까, 이런 생각 뿐이었다.
그 때,
[쾅!!]
날카로운 소리가 울렸다.
심장이 멈출 듯 놀랐다.
[쾅!!]
또 들렸다. 순간 진과 쥰을 쳐다보니, 쥰이 손을 들어 앞을 가리키며,
[저 사람이야! 저 사람이 뭔가를 하고 있어!]
나는 그쪽을 쳐다봤다.
[쾅!! 쾅!! 쾅!!]
뭔가를 나무에 내리치고 있었다.
손에 든 게 뭔지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것이 [저주의 의식] 이라는 건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왜냐면 이 산은 옛날부터 [저주를 거는 인형]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저 뜬 소문이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게 될 줄은.
나는 너무나 무서워서,
[도망치자.]
라고 말했지만, 진이
[저 사람, 여자 같은데?]
그 말에 쥰은,
[어떤 사람인지 보는 거 어때? 좀 더 근처로 가보자구.]
그러면서 두 사람은 다시 움직였다.
나는 도망치고 싶었지만, 겁쟁이 취급 당하는 것도 싫었기에 마지못해 두 사람 뒤를 쫓았다.
여자와의 거리가 줄어들 때마다
[쾅!! 쾅!!]
이외에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그것은 소리가 아니라, 여자는 불경 같은 걸 암송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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