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화장실2 [1]
야노기 | 14-07-07 18:22:23 | 조회 : 1125 | 추천 : +2
정확히 말하자면, 무슨 소리인지 이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어째서인지 머릿 속에 박혀있는 기분이었다.하지만 소리는 점점 커졌다.이대로는 듣고 싶지 않아도 들어 버리고, 이해하고 싶지 않아도 이해해 버린다.어느새 나는 울고 있었다.큰 소리로 친구의 이름을 부르면서 도와달라고 필사적으로 외쳤다.그렇게 해서라도 문 너머의 소리를 부정하고 싶은 마음 역시 있었다.하지만 이상하게 한밤 중에 이렇게 크게 소리를 지르는데도 아무도 오지 않는 것이었다.그 와중에도 문 밖의 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었다.이제 내가 소리를 지르지 않으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바로 들릴 정도가 되었다.나는 문고리를 잡고 계속 소리를 질렀다.하지만 너무 소리를 친 탓인지 목이 쉬기 시작했다.분명 문 너머의 목소리는 점점 커질 것이다.나는 가운데 손가락을 귓 속에 넣고 손바닥으로 귀를 가린 채 화장실 구석에 머리를 박고 웅크렸다.어두웠기에 어디인지도 보이지 않았지만, 이미 더러운 것을 신경쓸 상황이 아니었다.바깥의 소리는 귀를 막아도 소리가 들릴만큼 커져 있었다.나는 [신님, 신님, 도와주세요.] 라고 빌었다.그 순간, 머리에 누군가가 손을 올렸다.깜짝 놀라서 나는 머리를 들었다.마침내 그 놈이 들어왔다고 생각했지만, 문 저편에서는 아직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순간 무슨 소리인지 이해할 것 같아져서 나는 소리를 질렀다.다행히 이해하지는 않았지만, 그 소리는 분명히 일본어였다.도저히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 알 수 없었고, 완전히 지쳐 있었다.나는 막고 있던 귀에서 손을 뗐다.그 순간, 어둠 속에서 어떤 손에 이끌려서 나는 끌려갔다.[어라?] 하고 생각하는 사이, 나는 벽이 있을 곳을 뚫고 지나갔다.그 사이 나는 문 저 편에서 들리던 소리를 들어 버리고 말았다.하지만 듣고 있는데도 머릿 속에 들어오지 않았다.의식은 모두 나를 끌어들인 손에 집중되어 있었다.어디 하나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 속을,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끌려다니면서 어디까지나 달리고 있었다.그리고 점점 그 무서운 소리는 멀어져서, 마침내 들리지 않게 되었다.지친 나는 비틀거렸다.그대로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었다.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완전히 지쳐 있었다.어쨌거나 살아났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 나는 정신을 잃었다.의식을 되찾았을 때, 나는 화장실에 있었다.누가 계속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나는 또다시 겁에 질렸지만,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와 [괜찮아?!] 라고 외치는 친구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엇보다 화장실이 밝았다.열쇠를 열자, 힘차게 문이 열렸다.친구들의 얼굴이 보였다.친구들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바라봤지만, 내가 괜찮아 보이지 안심한 것 같았다.[뭐야, 너. 한밤 중에 소리를 지르고. 큰 도마뱀이라도 나왔냐?] 라고 농담을 걸어왔다.나는 갑자기 화가 나서 [뭐야, 정말! 금방 전 그건 너희가 그런거지?] 라고 고함을 쳤다.하지만 친구들은 이상하다는 얼굴을 하고 [금방 전이라니? 네가 화장실에서 도와달라고 고함을 쳐서 온거야. 그런데 네가 화장실 안에서 대답이 없어서 민박집 사람들까지 부른거라고.] 라는 대답을 하는 것이었다.자세히 보니 조금 떨어진 곳에 방을 안내해 줬던 할머니가 서 있었다.조금 곤란해하는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손님,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라고 묻는다.그렇지만 무엇인가를 숨기는 얼굴이 아니라 벌레나 파충류가 나와 관리 소홀을 추궁하는 게 아닌가 걱정하는 것 같은 얼굴이었다.나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고 친구들과 방으로 돌아왔다.그 화장실에서 문 밖의 무엇인가나, 나를 도와준 손은 무엇이었나 싶지만 그 동네나 민박에 얽힌 이야기 같은 것은 전혀 모른다.하지만 그 때 내가 느꼈던 것들은 모두 진짜였다.도대체 그 화장실에는 무엇이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