딤 우 스 | 25-07-07 15:40:27 | 조회 : 178 | 추천 : +1
오래된 일본괴담임.
구마모토현 쪽에 있던 일인데, 무섭거나 그런건 아님
구마모토의 중학교 선생으로 있던 사람이
어느 일본 깡촌에서 전교생수가 100명도 안되는곳에서 교사로 있었는데
주인공은 도쿄 토박이로. 큐슈로 가는것은 아주 불안했다고함
그런데 구마모토현 깡촌 사람들은 엄청 친절하게 대해줬는데
마을잔치에 초대해주거나 음식을 제공해주기도 함
그래도 아무래도 깡촌이다보니 불편했지만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과 배려심에 마음은 도쿄에 있을때보다 편했다고함
2년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도시생활보다 시골생활이 편하다고 느껴질때쯤
시골에서는 도시에서 할수없는일이 있었다고하는데, 그중 하나가 산에서 노는것이었고
그것을 중학생 아이들이 알려줬다고함
도시애들과는 달리 이곳의 아이들은 산에서 1년 내내 놀았고
물론 도시아이들 같이 운동을 한다거나 집에서 컴퓨터게임을 한다거나 그런건 같았음
하지만 역시나 시골답게 산에서 노는 애들이 많았는데
애들이 산에서 노는건 위험하지않나? 생각했지만 이곳 사람들이나 선생님들은 그렇게 생각하는거 같지않았음.
도시에서만 거의 일평생을 살았다보니, 이게 위험한지 아닌지 몰랐지만
중학생들은 너무나도 그런사실을 잘 알았고
산에가서도, 학생들이 그곳은 위험하다, 저곳에서만 해험쳐야한다는등 이런것을 알려주기도했다.
선생의 입장에서도 그런 중학생들에게도 배울점은 많았고, 그중 가장 놀라운건 학생들의 낚시솜씨였다.
학생들은 대나무로 재빠르게 낚시대를 만들었고, 시냇가의 민물고기 낚시에 금방 매료됐다.
이후 교사는 산기슭의 시냇가로 나가서 대나무 낚시대로 낚시를 했는데
처음에는 미끼를 꿰는것조차 힘들었지만, 점점 익숙해지자 낚시의 손맛과 물고기를 낚는재미에 빠졌다.
중학생들이 놀랠정도로 낚시에 빠졌고, 낚은 물고기는 모닥불에 구워먹기도 했다.
민물고기라고 했지만 냄새도 없었고 매우 맛이 담백하고 좋았다.
여름의 끄트머리무렵, 추석이 막 지나갔을무렵
평소대로 시냇가에가서 상류에 더 올라갔는데
학생들은 상류는 무서운곳이라 올라오는것을 꺼려했지만, 교사는 등산장비와 낚시장비를 갖추고있어서 무섭지않았다.
걷기 시작하고 1시간이 지났을무렵, 교사는 무엇인가 이상하다는것을 느꼈고
상류로 올라가던중 안개가 끼기 시작하더라는것이었다.
지금까지 본적없을정도로 짙게 껴서, 바로 1M앞에 전혀 보이지 않았다.
돌아가는게 좋을거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해는 기울었다.
산이라, 어둠이 찾아오는것은 찰나의 순간이었고
금새 산을 비추던 태양빛은 사라졌고 공기가 차가워졌다.
그럼에도 안개는 짙게 껴있었고
어떻게 돌아갈까 생각했지만, 교사는 섣불리 움직이지 않기로했고
큐슈에는 다행히도 대형 육식동물은 존재하지않으니, 여기서 밤을 새더라도 습격당할리는 없다고 판단했다.
산에서 하루를 보낼 각오를 하였고, 근처에 마른가지와 갖고온 신문지를이용해 불을 지폈다.
산행을 할때 신문지를 갖고가라고 했던 학생들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브랜디를 꺼내서 마시려고했다.
산에서 마시는 브랜디는 나의 즐거움중 하나였다.
교사는 술이 강한편은 아니라 많이 마실수는 없었기에, 그만큼 좋은 술을 마신다.
그때 마침 브랜디에 꽂혀서 잔뜩 모아두고 있었을때였다.
불을 쬐면서 안개속에서 브랜디를 조금씩 마셨다.
그럭저럭 나쁜것은 아니라 생각했다.
비상식량으로 챙겨온 칼로리 바란스바를 먹었고
비교적 푹신하고 부드러운곳을 찾아 누웠다.
안개때문에 습했지만 젖어있는정도는 아니었다.
눕자마자 취기때문인지 피곤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정신을 잃는듯이 잠에 빠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눈이 갑자기 떠졌고
모닥불 근처에 누군가 있었고, 그것을본 교사는 황급히 일어났다.
웬 노인이 사연스러운 손놀림으로 가지를 꺾어 불안에 넣는것이었다.
70대정도로 보이는 노인은, 수염이 길게 자라있었다. 삼베옷을 입고있었고
놀란 교사를 보며 헤헤 웃고있었다.
"아, 안녕하십니까?"
조심스럽게 인사하자, 노인은 인사를 가볍게 받아줬고 노인도 교사에게 가볍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나뭇가지를 불에다 넣었는데, 어떻게 봐도 이 사람은 이곳 현지사람이 분명했다.
악인으로 보이지도 않았으며 유령으로 보이지 않았고, 요괴로도 보이지않았다.
"불을 살펴봐주고 계십니까?"
노인은 싱글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내 손에 있는 브랜디를 보고있었다.
"아아, 한잔하시겠습니까?"
그러자 노인은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면서 품속에서 이상한 잔을 꺼냈다.
"아니 그것은? 연꽃의 꽃잎입니까?"
참 낭만있고 풍류가 있는 모습에 감탄했다.
그 꽃잎에 브랜디를 따라줬고, 노인은 브랜디를 본적이 없는듯 아주 신기하게 바라보고있었다.
"입에 맞으시련지 모르겠으나, 한잔하시지요."
노인은 기쁜듯이 브랜디를 마셨고, 교사 역시 같이 브랜디를 마셨다.
노인은 이렇게 독한술은 처음이다는듯 고개를 숙였다가, 얼굴가득 미소를 지었다.
정말로 기쁜듯한 표정이여서, 술을 권한 교사 역시 덩달아 기뻤다.
"이것은 외국에서온 브랜디라는 고급술입니다."
노인은 기쁜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품속에서 연꽃의 꽃잎 잔을 꺼내 교사에게 넘겨줬다.
밤이슬에 젖어서 아주 부드러웠다.
노인은 싱글벙글 웃으며 브랜디를 연꽃잎잔에 따라줬는데,
교사역시 노인에게 브랜디를더 따라줬고
건배를 하고 함께 술을 마셨다.
이 특이한 잔에 따른 브랜디는 엄청향이 좋아졌고 달콤해졌다.
노인과 교사는 브랜디가 비도록 계속 술을 마셨고
다음날 눈을 떴을땐 노인의 모습은 없었고
대신 머리맡에 물고기가 나뭇가지로 꿰여 있었다.
게다가 손안의 노인이준 꽃잎잔은 그대로 있었다.
"답례로 주고간것인가?"
참으로 낭만이 있는 사람이라며 감탄했고
안개는 완전 걷혀있어서, 교사는 그길로 집으로 되돌아갔다.
곧 방학인데도 학교에 있던 중학생들에게 그 노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줬는데,
그러자 그 중학생들이 모두 놀라 말했다.
심지어 풀을뽑던 교장선생님까지 모였다.
노인에 대해서 자세히 말했고, 인상착의와
말이 없었지만 아주 상냥한 사람으로, 함께 술을 마셨고, 노인이 답례로 생선몇마리를 줬다 라고 했다.
아이들은 신기해 했고, 교장선생님은
"자네 아주 운이 좋구만!" 이라며 등을 두드리며 웃었다.
혹시나해서 교사는 교장선생님에게 말했다.
"유명하신 분인가요?"
하자 교장선생님이 말했다
"그 노인은 산신령이야. 산신령은 여러모습으로 나타나는데, 노인, 소녀, 동물로 나타나지."
보통 다른 지역의 산신령은 아주 못생긴 여자라고 하지만, 구마모토의 산신령은 아주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는것이다.
내가 만난 노인은 미녀가 아니고 노인이였고, 이후로 산행을 하여도 그 노인을 다시 만난적은 없다.
단지, 가끔 브랜디를 그곳에 놓고오면, 항상 다음날에 사라졌고 그 답례인지 모르겠지만
그 날은 물고기가 잘 잡혔다.
결혼 이후 지금의 아내에게
"구마모토에 있을때 산신령을 만난적이 있어"
라고 하면
"에이 거짓말~" 이라면서 아내가 싱긋웃었지만, 그 증거를 보여줬다.
세월이 조금 흘렀지만, 아직도 연꽃잎으로 만들어진 이 잔은 시들지않았으며 싱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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