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평등 박애를 외치며 들고 일어났던 프랑스 시민들은 미래에 올 자본주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그들이 쟁취한 것은 정치적인 분야에 지나지 않았다. 일인 일표를 행사할 수 있는 현대정치의 기본적 시스템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정치적 평등이다.

 자본주의는 1원1표 주의이다. 말 그대로 돈이 권력이 된다. 일찍이 공산주의를 설파하며 자본주의의 부패함을 비난하였던 맑스는 진정한 평등의 실천을 위해 공산주의를 부르짖었다. 자본가들이 소유하고 있는 생산기반을 해체하고, 프롤레타리아들의 사회전복을 꿈꾸며 새로운 유토피아를 꿈꾸었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꿈에 불과했다. '인간은 이기적 동물'이라는 현대 경제학의 기본 가정을 깨뜨릴만한 인류의 보편적 특성을 인류는 스스로 찾아내지 못하였다. 이로 인해 공산주의는 철저하게 파괴당하고 인류의 경제시스템은 다시 불공평한 자본주의로 회귀하게 되었다.

 인류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자본주의는 불공평하다. 자본주의는 결과의 평등도, 기회의 평등도 보장하지 않는다. 오로지 격차를 더욱 벌릴 뿐이다. 어떤 의미에서 자본주의는 정치적 자유와 평등을 획득한 프랑스 혁명의 그 찬란한 정신과는 가장 맞지 않는 시스템일지도 모른다.

 결국 인류는 제자리다. 맑스의 주장대로, 생산기반을 가진 자본가들이 이 세상의 헤게모니를 잠식하고 프롤레타리아들을 압박한다. 결국 이 불쌍한 하층민들은 허울좋은 정치적 평등과 자유를 얻었을 뿐, 생활은 그대로이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이것은 옳지 않다고 느끼고 있을 것이다.

 먼 미래에는 이를 대체할 경제적 시스템이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때의 신인류는 지금의 우리를 미개하다며 비웃을 것이다. 여기에서 궁금한 것이 있다.

과연 그 미래, 신인류가 가지고 있는 경제 시스템은 공산주의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