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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첫사랑 연애썰

일병 씨나인만봄 | 25-07-11 09:45:11 | 조회 : 182 | 추천 : +2


어느 날, 갑자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어요.

받아보니 초등학교 반장이었다는 녀석이더라고요.


“시간 되면 애들끼리 모여서 동창회 하자.”


그렇게 동네 친구 몇 명이 모여

조그마한 동창회가 열렸어요.


사실, 그냥 얼굴이나 잠깐 보자는 자리였겠지만

저는 괜히 설레더라고요.

초등학교 때 좋아하던 첫사랑이 있었거든요.


어린 마음에 고백도 못 해보고

시간만 흘렀던 그 시절이

가끔 생각날 때가 있었죠.


그 애가 나올까…

물어볼까 하다가

내성적인 성격 탓에 말도 못 꺼냈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냥 동창회에 나갔어요.


그리고…

그 자리에, 그 애가 나왔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

제 짝궁이었던 아이.

그리고 제 첫사랑.


오랜만인데도

딱 보자마자 알겠더라고요.


예전이랑 똑같은 눈웃음.

조용하고 수줍은 분위기도 그대로였어요.

그 눈빛이…

참 이상하게도 어릴 적 기억을

선명하게 꺼내오더라고요.


근데 막상 마주하니까

그 애는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고,

괜히 저만 혼자

모쏠아다처럼 들뜬 건가 싶었어요.


적당히 술만 조금 마시다가

그렇게 어색하게 헤어졌습니다.


며칠 뒤, 친구들끼리 모여 얘기를 나눴어요.

“야 나 초등학교 첫사랑, 동창회에서 만났어.”

“아직도 예쁘더라…”


그랬더니 친구들이

“야, 그럼 뭐라도 했냐?”

“뭘 어떻게 해 ㅋㅋ 그냥 보고만 왔지…”


순간 다들 비웃더라고요.

“야 진짜 ㅄ이냐?ㅋㅋ 반장놈한테 번호 물어봐, 연락이라도 해봐!”


결국,

용기 내서 반장한테 연락해서

그 애 번호를 물어봤어요.


그리고…

짧게 문자 하나 보냈죠.


“안녕?”


…답장이 왔어요.


“누구세요?”


순간 식은땀이 쭉 났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핸드폰만 붙잡고 있는데,


갑자기 먼저, 그 애가 말했어요.


“혹시… 너 ○○○야?”


그제야 긴장이 풀렸고

“맞아”라고 답장했죠.

그렇게 대화가 시작됐어요.


알고 보니

반장이 먼저 연락해서

“○○가 네 번호 물어보는데 줘도 될까?”라고 물어봤다더라고요.


그 뒤로는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졌어요.

안부에서 시작해서,

서로의 일상까지 나누게 됐고

몇 번 더 따로 만나게 됐죠.


지금은요,

그 애가 제 여자친구예요.


가끔 같이

초등학교 근처를 산책하러 가요.

예전엔 그냥 스쳐지나던 골목길, 놀이터, 분식집이

이젠 둘만의 추억이 덧입혀진

조금 특별한 장소가 됐어요.


생각해보면요,

첫사랑은 꼭 어릴 때 끝나야 하는 게 아니더라고요.

어른이 되어서야 시작되는 첫사랑도 있어요.


가끔은 지금도 신기해요.

예전에 같은 반이었던 아이가

이제는 같이 미래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됐다는 게요.


연애,

꼭 새로운 만남에서 시작될 필요는 없더라고요.

가끔은, 오래된 인연이 다시 피어나기도 해요.


그래서 말해주고 싶어요.


혹시 어릴 적 누군가가

아직도 마음 한켠에 남아 있다면,

그건 어쩌면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일지도 몰라요.


사랑은,

기억 저편에서 다시 시작될 수 있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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