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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컴퓨터 버그는 실제 벌레였다?

원수 보도남 | 25-07-10 21:28:22 | 조회 : 105 | 추천 : +1


1947년, 미국 해군이 운용하던 초기 전자기계식 컴퓨터인 하버드 마크 II(Harvard Mark II)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사건이 벌어졌다. 


컴퓨터가 반복적으로 오류를 내자, 엔지니어들이 문제를 조사하던 중 릴레이 내부에서 실제 나방(moth) 한 마리를 발견한 것이다. 이 나방은 오류의 원인이었고, 기술자들은 그것을 제거한 뒤, 컴퓨터 로그북에 테이프로 붙여 보관하고 “버그가 발견된 최초의 실제 사례”라고 적었다. 

log-0.png 최초의 컴퓨터 "버그"는 실제 벌레였다

이 유쾌한 메모는 이후 전설처럼 전해지며, “버그”라는 용어와 함께 컴퓨터 역사 속에 각인되었다.


그러나 이 사건이 “버그”라는 단어의 진짜 기원은 아니다. 사실 "버그(bug)"는 이미 19세기부터 기계적 결함이나 예상치 못한 고장을 뜻하는 기술 용어로 사용되어 왔다.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 역시 1870년대에 동료에게 보낸 편지에서 “bugs”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기술적 문제를 지칭한 바 있다. 즉, “버그”는 컴퓨터의 등장 이전부터 이미 존재하던 용어였던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47년 하버드 마크 II에서 발견된 이 나방 사건은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이 사건은 "버그"라는 단어를 컴퓨팅 세계에 시각적으로 각인시킨 대표적인 사례이며, 그 이후 "디버깅(debugging)"이라는 말이 널리 퍼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여겨진다. 물론 디버깅이라는 용어 자체도 컴퓨터 등장 전부터 항공공학이나 기계공학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었지만, 이 사건이 그 용어를 대중화한 데 기여한 것은 분명하다.


log-book.png 최초의 컴퓨터 "버그"는 실제 벌레였다


이 나방이 붙어 있는 로그북은 현재 워싱턴 D.C.에 위치한 스미소니언 국립 미국사 박물관(National Museum of American History)에 보관되어 있으며, 컴퓨팅 초기의 유산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결국 하버드 마크 II의 나방 사건은 “버그”라는 말의 최초 사용은 아니었지만, 그 의미를 상징화하고 대중적으로 퍼뜨린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복잡한 시스템일수록 작은 결함 하나가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 되었고, 기술의 발전이 언제나 예상치 못한 문제와 함께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이는 단순한 오류 이상의 이야기로, 오늘날에도 여전히 “디버깅”이라는 표현과 함께 기술자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테크 세계의 전설로 남아 있다.


*펨코 미스터리게시판 보다가 흥미로워서 소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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